"선진국은 교과서를 투명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선진국들의 교육과정 개편 과정은 오랜 시간을 들여 신중하고 체계적인 절차를 밟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도서관은 최근 '교육과정 개편' 팩트북을 통해 선진국의 교육과정 개편과정을 살핀 결과 내린 결론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의 경우에는 연방제의 특성에 따라 교육과정을 연방주에 위임하고 자체적인 교육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일사 분란한 교육개편이 불가능하며 지역마다 다른 방식이 채택되는 시스템이다. 국회도서관은 미국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의 사례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캘리포니나는 교육과정을 개편하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은 수시로 인터넷에 게재해 국민적 검토 과정를 거쳐 교육과정이 확정되는 특징을 가졌다.
영국의 경우에는 교육과정 개편이 필요성이 있을 때 교육과정 개편이 이뤄지는데 이 과정은 개정 시안 개발에서부터 자문, 공청회,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 프랑스의 경우 교육관계자와 학무모가 참여하는 공청회 등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경우에는 10년의 주기로 교과서를 교체한다. 다만 이 과정은 굉장히 장기적인 논의를 바탕으로 한다. 가령 문부과학성 장관은 사회적으로 제기된 과제에 대해 중앙교육심의회에 자문을 의뢰하면 이 심의회는 무려 2~3년간 논의를 한 뒤 답신의 형태로 장관에 보고를 한다. 장관은 이 답신을 바탕으로 학습지도 요령안을 교체하는 식이다.
핀란드의 경우에는 교육관료, 교사, 연구원이 참여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시안을 만든다. 이 경우 시안은 녹서(green paper)로 전국민에게 공개된다. 공개된 녹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면 이를 반영해 백서(white paper)를 만든다. 이 모든 과정은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된다.
이 외에도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OECD 전 회원국 가운데 교과서 검정제를 채택한 나라는 한국, 멕스코, 터키 세 곳 뿐이다. 이 세 나라는 모두 초등학교 교과서에 대해서만 국정교과서를 실시했다. 정부가 밝힌 대로 중고교 역사교과서가 국정화가 실시될 경우, 이 분류체계는 한국만을 위한 별도의 항목을 따로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철 도서관장은 발간사를 통해 "교육은 정치적 중립성, 안정성, 일관성을 가지고 교육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여야 하며, 국민적 합의를 통하여 흔들림 없는 교육과정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한 교육과정은 다양한 교육주체가 교육과정 개정에 참여하여 합리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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