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독서광 정책브레인…"밑거름 역할 하겠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의장
18대 총선 낙선 후 치열한 독서…사대부 많이 생각
작고한 부친·두 딸 사진 늘 곁에…남다른 가족사랑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위험한 권력, 굿바이 Mr. 솔로몬, 한미FTA 청문회, 법률산책, 민주당이 나라를 망친다 민주당이 나라를 살린다, 한국외교의 새로운 도전과 희망 , 의료사고 해결법, 담배와의 전쟁…'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의장(사진·52)이 펴낸 책들이다. 1990년 처음 자신의 이름을 단 책을 낸 이후 지금까지 총 27권을 집필했다. 5일 찾은 국회 의원회관 그의 사무실은 입구부터 책들로 가득했다. '엘론 머스크', '포스트 워', '빌 클린턴의 마이 라이프', '미테랑 평전' 등 보수와 진보,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뛰어넘었다.
최 의장은 아직도 책에 대한 목마름을 느끼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중국 하얼빈시에 다녀왔는데 안중근 의사의 삶을 멋진 삽화로 설명한 글을 하나 봤다"며 "그 삽화와 내용이 좋아서 그걸 기반으로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하나 쓰고 동북아 5개국 언어로 번역해서 출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 의장은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실패하는 아픔을 경험했다. 정치권을 떠나 있던 4년 동안 창고에 쌓아뒀던 책들을 다시 꺼내 누구보다 치열하게 읽었다고 한다. 책을 통해 고뇌와 성찰의 시간을 보낸 최 의장은 17대 국회에서 보였던 투사 이미지보다 선비의 풍모가 느껴졌다.
그의 사무실 안쪽엔 오래된 휠체어 한 대가 놓여 있었다. 악성관절염으로 고생하면서도 삶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던 양아버지(작은아버지)가 사용하던 것이라고 했다. 1997년 세상을 떠나 20여년이 흘렀지만 사무실 한 쪽 벽에 초상화를 걸어 둘 정도로 양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은 여전했다.
다른 한 쪽 벽엔 두 딸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최 의장은 자신이 쓴 한 책의 서문에서 "지금까지 펴냈던 내 이름의 책들 모두는 돌아가신 아버님의 정성이었다…이번 책만큼은 사랑하는 두 딸이 책을 사랑하고 아끼고 나누고, 나아가 오랜 세월 전해질 수 있는 훌륭한 책을 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한다"고 쓸 정도로 가족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최 의장은 평소 다도(茶道)를 즐긴다고 했다. 사무실 안은 다양한 차의 향으로 가득했다. 그는 정치가 오로지 국민의 기본권을 위해 존재하는 최소한의 기구라고 설명했다. "외국 정치인들 만나면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있다. 좀 더 노력하고 다른 나라 정치인들 수준으로 (우리도) 끌어올려야 한다. 우리는 안주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최 의장은 최근 '사대부(士大夫)'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세상이 필요로 하면 공직에 나서겠지만, 권력에 집착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어렸을 땐 꿈도 많고 욕심도 많았지만 분수를 알게 되면서 많이 변했다"면서 "이젠 밑거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63년 전라남도 해남 출생 ▲전남대학교 법학 박사 ▲29회 사법시험 합격 ▲법무법인 한강 대표변호사 ▲17대 국회의원(열린우리당·서울 성동 갑) ▲한일의원연맹 간사 ▲김대중 평화센터 고문 ▲19대 국회의원(새정치연합·서울 성동 갑)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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