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에 숨어있는 불편한 '관치 경제학'
인심은 얻었지만 시장경제 훼손…중장기적으로 소비자 피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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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다. 이를 통해 조직과 직원, 주주들의 이익을 실현하고 재투자와 사회공헌 등을 실천한다. 그런데 정부가 이윤을 통제하려 한다면? 내년부터 시행되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이같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정부는 카드 수수료가 떨어지더라도 리베이트 금지 대상 확대, 무서명 거래 활성화 등의 제도 개선으로 카드사가 적정이윤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금융업계는 '도대체 적정이윤은 누가 정하느냐'고 펄쩍 뛴다. 문제는 '적정이윤만 보장하면 된다'는 정부의 시각 자체가 시장경제를 위반하는 '관치'라는 사실이다. 그것이 선거의 표와 관련이 있다면 더더욱 문제다. 민주주의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시장경제를 위반하는 이율배반이기 때문이다. 이번 수수료 인하에 대해 금융권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그래서다.
카드 수수료 인하가 갖는 중요한 문제는 다음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적정이윤을 정부가 판단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부가 수수료 인하를 내세우면서 근거를 든 것은 금리다. 카드채 금리가 2012년 6월 말 3.83%에서 지난 6월 말 2.10%로 1.73%포인트 인하되는 등 카드사에 좋은 여건이어서 수수료를 인하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논리다. 수수료 인하가 단행되면 카드사의 순익은 30% 정도 줄어든다. 지난 해 전체 카드사의 순이익은 약 2조원. 카드사 관계자는 "상품 가격과 순이익은 시장에 의해서, 기업간 경쟁에 의해서 결정된다"며 "얼마가 적정이윤인지를 정부가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반시장적"이라고 항변했다.
또 하나는 정부가 적정이윤을 판단하는 것을 넘어 정하는 행위 자체다. 수수료 인하로 가맹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정부의 주장이 일견 타당해보이지만, 수수료와 같은 가격을 시장 자율에 맡기지 않고 관치로 결정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시장왜곡을 불러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악화를 상쇄시키기 위해 포인트 지급이나 할인 혜택을 축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수수료 인하 대책 발표 직후에도 카드사들은 각종 부가 혜택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윤 감소를 카드사들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으니 소비자 혜택을 줄이거나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상쇄시킬 것"이라며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정부의 무리수가 시장 왜곡만 키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세번째는 궁극적으로 정부가 상품의 가격을 통제할 수 있냐는 것이다. 사상 최저 기준금리와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가뜩이나 금융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 마당에 관치마저 더해지면 생존 전략 자체가 흔들린다. 정부의 노골적인 간섭이 금융사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외부 충격에 취약해지고 최악의 금융사가 존립 근간이 흔들리면서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수수료 같은 가격 요인을 건드리는 것은 자율화를 보장해 금융개혁을 실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반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금융산업의 발전 요인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격 구조는 시장에 맡기고 정부는 독과점 등의 문제가 생길 때 최소한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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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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