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도 먹는 해썹(HACCP)…국내 도입 20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최근 개봉한 영화 '마션(The Martion)'에서 화성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 마크 와트니(멧 데이먼)는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지구에서 준비해간 식량과 감자를 키워 먹는다. 우주에서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알감자나 통조림 등의 식량은 지구에서부터 깐깐한 검사를 거쳐 가져간 것이다. 우주식량은 식재료와 조리 과정, 포장까지 전 과정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과학적으로 관리한다. 국내 식품에도 자주 볼 수 있는 식품안전인증기준(HACCP:해썹)은 이런 우주식량에서 처음 시작됐다. 깐깐한 식품관리는 소비자의 신뢰를 키웠고, 이후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해썹을 식품관리기준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썹 제도가 올해로 20돌을 맞는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1995년 도입했다. 해썹은 위해분석(HA :Hazard Analysis)과 중요관리점(CCP: Critical Control Point)을 합친 용어로, 생산하는 제품의 식중독균이나 중금속, 이물질 등 위해요소를 분석해 예방하거나 제거하고, 허용기준치 이하로 감소시킬수 있는 공정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가정에서 직접 수확한 식량을 깨끗히 씻고 요리해 식탁에 올렸지만, 식품산업의 발달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누구의 손을 거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소비자는 안심하고 먹을수 없다. 또 식품산업에 새로운 식중독균이 나타나고 환경오염 등 위해요소도 해썹 도입의 배경이다.
국내 해썹 도입 초기에는 어묵류와 냉동수산식품(어류연체류조미가공품), 냉동식품(피자류만두류면류), 빙과류, 비가열음료, 레토르트 식품 등 6개 식품에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한국인들이 자주 먹는 김치는 이후 추가됐다. 2005년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알 파동을 겪으면서 김치도 의무적인 '관리 대상'으로 지정됐다.
해썹 인증을 받기 위해선 복잡한 서류 절차와 80개의 항목으로 이뤄진 현장 평가에서 85% 이상을 충족해야 '적합' 판정을 받는다. 부족하면 시정 요청이 내려진다. 70% 이하면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 해썹을 획득한 이후에도 정기적인 재평가가 이뤄진다. 원료가 부실하거나 지하수의 살균소독에 소홀할 경우 등 해당 업체에 부적합 사유가 적발되면 인증이 바로 취소될 수도 있다. 해썹 인증부터 사후관리까지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는 탓이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지난해 조사한 해썹 적용 효과 분석을 보면 해썹을 획득한 업체의 매출은 인증 전 평균 84억4540만원에서 인증이후 109억6710만원으로 29.9%나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인증후 6710만원(19.4%)이 늘었고, 생산량은 41.9%, 남품처수는 57.1%나 증가했다. 이물발생건수는 절반 이상(53.4%)이나 줄어들었다. 깐깐한 식품위생관리로 이물발생건수가 줄자, '믿을수 있는 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납품 거래처가 늘고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박근혜 정부도 해썹의 효과가 크다고 보고, 인증 업체수를 확대하고 있다. 우선 해썹 의무 인증 대상을 과자캔디류와 빵떡초콜릿류 등으로 확대했다. 어린이들이 자주 먹는 이들 제품의 생산과 제조단계부터 안전관리를 강화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썹 인증의 확대는 물론 기존의 인증업체에 대한 엄격한 사후관리도 철저히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은 해썹 마크를 확인하고 안전한 식품을 구입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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