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000년 된 생황으로 전통과 미래 넘나드는 우 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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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전통은 미래를 위한 것이다. 한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늘 새로운 것과 교류해야 한다."


중국 출신 생황 연주자 우 웨이(45)는 '왜 다른 장르의 음악을 추구하느냐'는 주위 연주자들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한다.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그는 "전통악기를 전통방식만으로 연주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다른 음악과의 앙상블을 통해 생황이 가진 다른 특성들을 끌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4천년도 더 된 중국 전통 악기 생황으로 현대음악과 재즈를 넘나든다. 열다섯 살에 난징예술대학에서 생황을 처음 접한 뒤 생황 협주곡 10곡을 비롯한 200여 작품을 세계 초연했다. 구스타보 두다멜이 이끄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생황의 앙상블 가능성을 높였다. 2011년에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를 연주해 헤럴드 앤젤스 상을 받았다.


자연스레 새로운 연주기법을 만들었고 생황이 어우러질 수 있는 레퍼토리들을 확대했다. 우 웨이는 "생황은 연주자가 어떤 식으로 소리를 내고 어떤 악기와 함께 연주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고 풍부한 소리를 낸다"며 "어떤 때는 프랑스 호른이나 오보에 같기도 하고 현의 소리도 낸다"고 했다. 이어 "미묘한 조합을 가진 하모니를 만들 수 있어 작곡가들이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생황은 기다란 대나무관을 다닥다닥 붙여 그 속에 숨을 불어넣어 소리를 낸다. 동양 악기 중 유일하게 화음을 낼 수 있는 관악기다. 한국과 중국 모두에 전해지는데 각기 다른 모습과 특성을 띈다. 한국의 생황은 17개관으로 구성되어 있고 중국의 생황은 36개 혹은 37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에서는 조금 더 연주하기 쉽게 현대화된 36관이 주로 사용되는데 우 웨이는 4kg에 달하는 37관을 다룬다. 그는 "처음에는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점차 몸이 생황 연주에 유리하도록 점차 맞춰져 갔다"며 "중국 고유의 소리를 내는 데 있어서 36관은 37관을 따라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우 웨이는 오는 30일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시리즈 3' 무대에 오른다. 올해 10년째를 맞는 '아르스 노바'는 우리나라 음악계에 동시대 경향을 소개하는 현대음악 시리즈다. 우 웨이는 서울시향과 핀란드 작곡가 유카 티엔수의 생황 협주곡 '터톤(Teoton)'을 세계 초연한다.


서울시향은 독특하고 개성 있는 작곡가 유카 티엔수에게 생황 협주곡 작곡을 의뢰했는데 그는 우 웨이의 풍부하고 강렬한 연주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 우 웨이는 작곡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양손로 연주하는 생황은 무거운 무게 때문에 왼손과 오른손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는 "티엔수가 작곡을 해서 악보를 주면 내가 연주가 가능하다, 가능하지 않다는 피드백을 줬다"며 "어제 리허설한 음악을 녹음해서 다시 들려줄 정도로 밀도 높은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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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톤'에 대해서는 "티엔수의 유머감각이 풍부하게 담긴 재미있는 곡"이라며 "관객이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이 협주곡의 네 악장에는 모두 제목이 붙어 있다. 1악장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결국 불이 붙고 소진될 만큼 고조되는 ‘열’이다. 2악장은 음형과 박자가 길을 잃는 ‘표류’이고 3악장은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밀고 속이는 ‘게임’이다. 4악장 ‘더없는 행복’에서는 음이 오르락내리락하며 다채로운 색채를 펼치다 서서히 잦아든다. LG아트센터. 1만~5만원. 문의 1588-1210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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