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되는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의 초기 대응내용이 규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그동안 세월호 참사 당시 비서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료 등에 대해 대통령지정기록물법을 들어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이 대통령기록물법과 관련해 주목받는 판결을 내놔 청와대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5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대통령비서실이 대통령직무수행과 관련해 작성했다 하더라도 원본이 아닌 복사본이나 사본의 경우에는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같은 문서가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안이나 정보 보호에 관한 법령을 통해야지 대통령기록물법의 처벌규정을 유추ㆍ확대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본이 아닌 사본을 누군가에게 전달 제출하는 행위만으로는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정부의 초기 대응 문제점을 지적하며 청와대가 사고 초기에 적절하게 대응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해 7월7일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비서실에서 대통령에게 제출된 서면보고를 제출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자료들은 법률에 의해서 비공개 정보되는 것뿐만 아니라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관리될 것이 명백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제출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6일 국회 운영위에서도 세월호 침몰 당시 위기관리센터의 상황일지 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김 전 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기록물법에 의해서 지정기록물로 될 수 있는 서류"라며 "이것을 공개를 해 버리면 대통령기록물법의 취지가 훼손되기 때문에 제출하지 못한다는 것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이같은 청와대의 설명은 그동안 여러차례 문제제기가 뒤따랐다. 지난해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대통령기록물법이 만들어진 취지는 대통령 퇴임 이후에 기록물을 계속 보관, 관리 감독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것을 근거로 해서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에 있었던 그 기록물들을 열람할 수 없다고 한다면 청와대에 나와 있는 대통령 관련된 이런 자료들은 다 비공개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기록물법을 핑계로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청와대는 국민들의 감시대상에서 예외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조 전 비서관에 대한 판결로 인해 남은 관건은 김 전 비서실장 등이 제출을 거부한 자료가 공개불가한 대통령지정기록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KN파트너스의 강영상 변호사는 "(당시 해당 문건은)대통령지정기록물이 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설사 지정기록물이라고 해도 보호기간의 기산일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날이기 때문에 법이 보호하는 지정기록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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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강 변호사는 "(해당 문건이) 대통령지정기록물에 해당하려면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든지 국민경제의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기록물이라든지 인사에 대한 기록물, 개인의 생명 신체 재산 및 명예에 침해할 우려가 있는 기록물 등 일정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지정기록물이 될 것이 명확한 기록물을 비공개할 수 있다는 판단은 법에 규정되지 아니한 것으로서 이를 기초로 비공개한다는 것은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법(대통령기록물법, 정보공개법)에 비춰 위법하고 부당한 월권적 권력행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공개법 비공개 대상에 해당되는 자료가 있더라도 전부비공개가 아니라면 나머지 부분은 일부라도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회 운영위 야당 관계자는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세월호 참사 직후의 청와대 보고에 관한 문제를 다시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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