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보증금 인상’ 주류업계-정부 갈등 격화
주류업계, 술값 10% 상승…소비자 피해만 가중
정부, 재사용율 및 재사용 횟수 상승 여지 충분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빈병 보증금 인상안을 둘러싼 주류업계와 정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주류업계는 인상안이 실행되면 술값이 10% 이상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빈병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환경부의 빈병 보증금 및 취급수수료 인상은 정책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서민에게 큰 부담과 부작용만 가져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3일 내년 1월21일부터 소주병의 보증금을 현행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인상하는 빈병 보증금 인상안을 입법예고했다. 각각 2.5배, 2.6배 인상이다.
빈 용기 취급수수료도 현재 소주 16원, 맥주 19원에서 각각 33원으로 인상된다.
협회측은 "재활용품 분리수거제도가 잘 정착된 현 상황에서 빈병 보증금 인상만으로 회수율이 높아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취급수수료와 보증금 인상 부문이 반영되고 그에 대한 주세, 교육세, 부가세가 붙으면 소주는 출고가 기준으로 100원 가까이 인상될 수 있다”며 “소주 출고가가 961.7원인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10% 정도 상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환경부의 입법예고안의 절차적 문제도 지적했다. 협회는 "빈용기보증금 및 취급수수료는 사실상 모든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규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운영 현실에 대한 실태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법예고가 됐다"며 "소비자, 제조사의 의견수렴없이 일방적으로 인상안을 결정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현재의 빈용기 보증금 및 취급수수료의 지급실태에 대한 전면적 실태조사 실시 △모든 이해당사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정책 대안 마련 △과잉입법 철회 및 현행법에 근거한 시행령 및 시행규칙 재입안 △빈용기 재사용율 증가를 위한 합리적 대안 강구 등의 요구사항을 내놨다.
이에 대해 정부는 "소비자설문조사 결과 현재 빈병 반납하는 소비자가 12%인 반면, 보증금 인상시 88%가 반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며 "재사용율 및 재사용 횟수 상승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정부는 빈병 사재기 문제는 신병과 구병을 구분할 수 있도록 라벨을 새롭게 부착하고 일제단속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빈병 보증금 인상을 예정대로 강행할 방침이다.
입법절차상 하자에 대해서도 "2013년부터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사안으로 공청회 개최 등 사회적 합의를 거쳐 상위 법률이 개정됐다."며 "상위법 개정에 따라 하위법령을 개정하기 위한 입법예고 및 관계부처 협의 등 행정절차 정상적으로 진행중"이라고 반박했다.
주류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인상보다는 공청회, 소비자 조사 등 면밀한 조사를 통해 실효성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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