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프로야구 또 한국계 감독 나왔다
가네모토 한신 감독 선임
1986년 봉황대기 재일동포팀 '김박성'으로 참가
가네다 감독 이후 두번째 한국계 감독
[아시아경제 정동훈 인턴기자]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새 감독 가네모토 도모아키(47)는 한국계다. 한국계 야구인이 일본프로야구 감독이 되기는 가네다 마사이치(82) 이후 두 번째다. 가네다는 일본야구 역대최다승(400승) 투수로 1973~78년, 1990~91년 롯데 오리온스(현 지바 롯데)의 감독을 했다.
가네모토도 가네다처럼 일본야구의 전설이다. 1992~2002년 히로시마, 2003~2012년 한신에서 뛰었다. 왼손타자 역대 최다 홈런(476개), 통산타율 0.285와 통산 2539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1999~2010년 1492경기에 교체 없이 연속 출장해 이 부문 세계 기록을 보유했다.
가네모토는 기량이 뛰어난 데다 리더십이 출중했다. 팀에서는 늘 '형', '선배'로 불렸다. 팬들 사이에 인기도 높다. 일본의 '스포츠닛폰'은 19일 "가네모토의 부임으로 평균 관중이 3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다. 30억8084만 엔(약 289억1676만원)의 직접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네모토는 일본야구계의 존경을 받으면서도 한국계임을 당당히 밝혀왔다. 그는 2001년 일본여성과 결혼하면서 일본 국적을 취득했지만 아버지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간부를 지냈고 그의 부모는 현재도 한국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가네모토는 1986년 재일동포야구단 소속으로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이 야구단은 한국계 고등학생으로 구성되었으며 1956년부터 모국을 방문해 동포 선수들과 경기했다. 장훈(75), 김성근(73), 김영덕(79) 등이 이 야구단 출신이다.
1963년부터는 일본 프로야구 니시데쓰 라이온즈(현 세이부라이온즈) 출신인 한재우 감독(78)이 야구단을 이끌었다. 항공권, 숙박비 등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동포들은 매년 모금을 했다고 한다. 이들의 모국방문은 비용 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1997년에 중단됐다.
재일동포야구단은 봉황대기에서 세 차례(1974, 1982, 1984년) 준우승을 기록했다. 가네모토가 속한 1986년 팀은 8월 5일 오산고를 6-2로 물리쳐 서전을 장식했으나 16강전에서 인천고에 4-6으로 져 탈락했다. 이 때 가네모토의 이름은 '김박성'이었다.
프로 선수로서 가네모토의 출발은 초라했다.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한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두 번 당했다. 그날 이후 그의 야구는 '훈련 또 훈련'으로 점철됐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는 "콘크리트를 부어도 뚫고 살아날 잡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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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모토는 2012년 9월 12일 은퇴를 발표하면서 말했다. "열 살에 야구를 시작해 7, 8할은 힘든 일이었고 2, 3할의 기쁨 밖에 없는데 2, 3할을 조금 쫓고 7, 8할로 괴로워한 그런 인생이었다"
한신의 새 감독으로서 어떤 야구를 하겠다는 선언은 아직 없다. 그는 은퇴 회견 당시 자신이 세운 기록에 대해 묻자 "2000∼2001년에 기록한 1002타석 연속 무(無) 병살타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팀을 위한 헌신, 그러나 무오류를 원하는 그의 태도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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