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 총출동, 10種 아리랑 부른다
이춘희·임정자·김광숙·이춘목 명창 등 이달 27일부터 20일간 공연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우리나라 대표 명창 열 명이 지역마다 특색있게 전승되어 온 민요 '아리랑'을 부른다.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20일 동안 서울 중구 필동 '한국의 집' 민속극장에서 '월드뮤직, 아리랑'을 공연한다. 경기민요ㆍ서도소리ㆍ정선아리랑ㆍ판소리 등 각 분야에서 문화재 보유자로 활동 중인 명인들이 본조ㆍ경기ㆍ상주ㆍ정선ㆍ해주ㆍ서도ㆍ밀양ㆍ중원ㆍ진도 아리랑 등 다채로운 아리랑 열 곡을 부른다.
시연회를 겸한 기자간담회가 20일 한국의 집에서 열렸다. 이춘희 명창(68ㆍ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은 "아리랑은 이제 세계적인 음악이 됐다. 외국 사람들도 멜로디 정도는 거의 따라 부를 정도"라며 "지난 2012년 말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아리랑이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확정되었을 때 회의장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많은 사람들이 '무슨 천상의 소리일까'하는 듯한 표정으로 집중하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했다. 그는 "한과 슬픔으로만 생각하는 아리랑이지만 실은 참 다채롭다. 부르면 부를수록 힘이 나는 굉장히 희망적인 노래"라고도 했다.
아리랑은 19세기 이후 다양한 곡으로 분화하며 우리네 정서를 대표하는 노래로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각 지역의 고유성을 반영하며, 삶의 희로애락을 다양한 사설로 표현한다. 해주아리랑을 선보일 김광숙 명창(62ㆍ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은 "민간에 전해진 아리랑을 지역마다의 특성을 살려 소리꾼들이 아름다운 무대 소리로 만들어 부르고 있다"며 "노동요로서의 서도아리랑의 경우, 길게 뽑는 소리와 떠는음이 많은데 비해 해주아리랑은 쉽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고 했다. '밀양아리랑'을 부를 임정자 명창(72ㆍ경기무형문화재 제31호 경기소리 보유자)은 "세마치 장단으로 흥을 돋구는 밀양아리랑은 경상도 민요지만, 무대에서 경기민요하는 소리꾼들이 즐겨 부른다"고 했다.
억압과 수탈에 시달리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리 민족은 본능적으로 아리랑을 불렀다. '광복군 아리랑'처럼 민족의 저항정신을 곡조에 담은 것도 있다. 강제징용 당한 해외동포들이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달랠 때에도 아리랑을 불렀다. 아리랑이 대중문화로 녹아든 시기는 1926년 고 나운규 감독이 영화 '아리랑'에서 주제곡으로 사용하면서부터다. 트로트, 신민요, 댄스, 록, 발라드, 힙합 등 모든 장르에 걸쳐 응용돼 왔다.
한국의 아리랑은 3년 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난 9월에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29호로 등재됐다. 북한도 지난해 11월 유네스코에 아리랑을 등재했다. 이런 흐름 속에 관련 축제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공연처럼 전국에 산재한 아리랑을 한데 모아 명창들의 소리로 듣는 자리는 드물었다. 이춘목 명창(62ㆍ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보유자)은 "소리꾼들이 앞으로 아리랑을 부를 기회가 많아져 지역별로 다양한 아리랑을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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