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결단 “도박 혐의 선수는 빠져”
‘주축 투수 이탈’’ 5년 연속 통합우승 난기류 속…류중일 감독 “이 없으면 잇몸으로”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프로야구 삼성은 결국 마운드의 한 축을 스스로 허문 채 한국시리즈를 맞는다.
‘5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금자탑에 도전하는 삼성은 소속 선수의 ‘해외원정 불법도박’이라는 악재를 만나 시작도 하기 전에 치명타를 맞았다. 한국시리즈에서 ‘2승+알파(α)’를 기대할 수 있는 주축 투수진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20일 오후 늦게 ‘중대발표’를 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인 사장(66)은 대구시민운동장 관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 혐의를 받은 선수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사장은 해당 선수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야구계 안팎에 두루 알려진 대로라면 에이스급 선발투수와 중간-마무리로 이어지는 ‘필승조’ 투수 등 모두 세 명이다. 이들이 한국시리즈 엔트리(28명)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곧 난공불락의 삼성 마운드 한 축이 무너진다는 뜻이다.
삼성은 오는 25일까지 최종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삼성은 선발투수의 경기 일정을 급히 바꿀 것이 분명하다. 중간 투수와 마무리 투수 임무를 맡을 투수도 다시 정해야 한다. 물론 삼성은 선수층이 두텁다. 포스트시즌에는 보통 세 투수가 돌아가며 선발을 맡으므로 여유가 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는 공황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 류중일 삼성 감독(52)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어려운 결단이었다. 뉴스에 계속 나오고 있지만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해당 선수들이 힘들어 하더라. 정상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고 했다.
경찰의 수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8월 삼성 두 선수가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마카오 카지노 ‘정킷방’에서 판돈 10억원 이상을 가지고 도박을 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시작했다. 삼성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기다리는 입장이다.
경찰은 계좌분석, 전화 통화내역 조회 등 수사에 시간이 걸려 한국시리즈 전에 선수들을 소환할 수 없다고 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파문이 일 수도 있다. 류 감독은 “사태를 지켜보는 중”이라면서도 “(불법도박이) 사실로 드러나면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류 감독은 “방법이 있겠는가. 현재 자원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밖에. 해당 선수들에게 특별히 해준 말은 없다. 그 선수들은 의혹을 벗는 것이 먼저다. 어려운 한국시리즈가 되겠지만 남은 선수들이 힘을 모아서 잘 치러야 한다”고 다짐했다.
어찌됐든 삼성은 경기력의 한 축을 잃은 채 한국시리즈를 맞는다. 시리즈 우승과 통합 5연패를 향한 꿈은 시작도 하기 전에 위기에 봉착했다. 삼성은 지난 19일 훈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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