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웠던 아버지·여보·형님,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좋...죠..."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남북을 통틀어 최고령인 김남규(96) 옹은 휠체어에 앉아서 힘겹게 말을 땠다. 6ㆍ25전쟁 때 행방불명 됐던 여동생 김남동(여ㆍ83) 씨를 찾아나서는 김 할아버지는 몇 년 전 교통사고로 몸을 다친 후 기력이 세하면서 귀까지 어두워져 의사소통이 힘들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두 눈에는 60년의 세월이 아련히 담겨 있었다.
김 할아버지를 비롯해 389명의 남측 이산가족들은 20일 오전8시30분께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금강산을 향해 버스에 올랐다. 전날 속초에 도착해 이산가족들을 만났던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떠나는 버스에 손을 흔들며 이산가족을 배웅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군사분계선을 넘은 남측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첫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꿈에 그리던 북측 가족과 60년을 기다려온 만남을 갖는다. 북쪽에서는 방문단과 동방 가족을 포함해 141명이 남측 가족과 만난다.
특히 20~22일 진행되는 1회차 상봉에서 북측 아버지를 만나는 남측 자녀는 총 5가족으로 이들은 더욱 애틋한 만남이 될 전망이다. 부자 상봉 5가족 중 2가족은 부부 상봉이기도 하다. 이산가족의 고령화로 부부나 직계 상봉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이들의 상봉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1회차 상봉에 나서는 북측 방문단의 최고령자는 리홍종(88), 정규현(88), 채훈식(88)씨다.
이날 첫 만남을 갖은 이산가족들은 이날 저녁 우리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서 식사를 함께 하며 정을 나눈다. 21일 오전에는 우리측 가족들의 숙소인 금강산 호텔에서 개별상봉을 한다. 각자 방으로 흩어져서 진행되는 개별상봉에서 양측 가족들은 각기 준비한 선물을 나누고 온전한 가족의 시간을 갖고 오후에 단체 상봉을 한차례 더 갖는다. 마지막날인 22일에는 작별상봉을 갖고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또다시 기약없이 헤어질 예정이다.
한편, 이에 앞서 남측 이산가족들은 전날 속초 한화리조트에 모여 등록 및 방북교육 등의 절차를 거쳤다. 전날 이산 상봉을 위해 최종 등록한 남측 가족은 389명으로 전날 오전보다 2명이 더 줄었다. 이산가족들은 16대의 차를 나눠타고 출발했다. 이산가족 상봉단 단장을 맡은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1호차에 올랐다.
이산가족 가운데 2명은 구급차에 오른채 출발했다. 북측 오빠 김형환(83)씨를 만나는 남측 김순탁(77) 할머니는 천식 증세 악화로 산소마스크를 쓰고 구급차에 올랐고, 역시 북측 오빠 염진봉(84)씨를 만나는 남측 여동생 염진례(83)씨는 허리디스크로 구급차를 탑승한 채 금강산을 향했다.
속초=공동취재단ㆍ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matt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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