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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서'와의 괴리…반복되는 연령기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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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캣맘 사건' '여중생 성폭행 기획사 대표 무죄 판결'로 연령기준 논란 점화
-"연령기준 바꿔야" 여론에 전문가들 "사회적 해결책 먼저"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지난 8일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를 돌보던 50대 여성이 벽돌에 맞아 숨졌다. 경찰 수사결과 유력한 용의자는 만9세인 초등학생 A군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A군은 형사처벌 예외 대상이다. 형법 제9조는 '14세가 되지 않은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서울고법은 여중생(당시 15세)과 성관계를 갖고 임신을 시킨 40대 남성 B씨의 강간 혐의와 관련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B씨는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 12년, 징역 9년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취지로 파기환송된 바 있다.
미성년자의 법적 연령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우선은 형사처벌 대상 미성년자 연령기준이 너무 높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캣맘 사건 용의자인 A군은 형사처벌 예외는 물론이고 촉법(觸法)소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만 10~13세인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소년보호특별법에 따른 보호처분 대상이다.

결과적으로 A군은 사람을 숨지게 했지만,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요즘 미성년자들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체형이 커졌고 성숙했다는 의견에 따라 형사처벌 예외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견해가 최근 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것은 아니다. 2009년 중학생 6명이 여학생 C양을 집단 성폭행하고도 등교정지 등의 조치만 받았을 때도 형사처벌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형사처벌 예외 연령기준을 더욱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보호 문제에 있어서는 이와 상반된 주장도 나온다. 미성년 여성과 성인 남성간 관계가 대표적이다.

15세 여중생이 자신보다 26살이나 많은 40대 남성 B씨와 성관계를 갖고 임신했다. 두 사람은 한때 동거를 하기도 했다. 대법원이 40대 남성에게 무죄 취지 판단을 내린 이유는 여중생이 B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편지 내용 등이 '이성 관계'로 해석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제는 만15세의 이성에 대한 판단을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느냐다.

두 사람의 관계를 이성의 사랑으로 판단하는 게 옳으냐가 문제의 초점이다. 결과적으로 여중생은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 구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사법부는 판단을 달리했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의 성보호연령인 13세 규정을 현실에 맞게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캣맘 사건과 '여중생 임신' 40대 무죄 사건은 미성년자 연령을 둘러싼 고민을 반영한다. 특정한 사건이 발생하면 그에 따라 연령 기준을 높여야 한다, 낮춰야 한다는 상반된 여론의 쏠림 현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여론에 휩쓸린 판단보다는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의 냉철한 접근을 통해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연령 기준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표출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법의 영역인 만큼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취지에 대한 존중은 필요하다"면서 "처벌범위를 확대 강화하는 것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만큼 신중하고 냉철하게 사안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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