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얼마나 꼼꼼하게 짜였을까?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는 내년 예산안으로 모두 386조7000억원의 예산안을 편성했다. 우리 정부의 예산 편성의 부정확성은 매년 반복된 세수 추계 오류에서도 그 악명을 확인된바 있다. 올해 예산은 달라졌을까?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12일 내년도 세입 예산을 분석하면서 정부의 총수입을 391조2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총 391조5000억원을 예상한바 있다. 두 기관 사이에는 3000억원 가량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지난해 이맘대 2015년 총수입 전망을 두고서 예정처는 378조4000억원, 정부는 382조7000억원을 전망해 4조4000억원의 차이를 보인 것에 비하면 크게 달라진 셈이다. 두 기관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반드시 예측의 정확성을 담보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뻥튀기'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예정처는 올해 정부의 세입 전망에 대해 "내년도 세입예산안은 과거에 비해 보수적으로 편성됐다"며 "그간 세입전망의 낙관으로 인한 재정운용의 불확실성과 훼손된 정책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올해 예산안의 경우에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예정처가 15일 공개한 '2015년 세법개정안 분석'에 따르면 정부의 세수추계가 일관성 없게 짜여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정부는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세법개정안에 첨부된 비용추계서을 통해 예산 세수를 전망한다. 새로운 법이 바꾸면 그에 따라 걷히는 세금이 당연히 달라지는 만큼 이같은 내용이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용원재료 관세환급 방법 합리화, 철스크랩 매입자 납부특례 허용,고액 · 상습체납자 범위 확대 등의 경우에 '추정곤란' 등을 들어 세수 추계를 내놓지 않았다. 법이 바뀌어 들어오는 세금이 바뀌지만 얼마나 더 늘지 줄지는 모르겠다는 것이다. 예정처는 "세입예산안은 세출예산안의 재원이 되는 것으로 정확하지 않은 세수효과를 세입예산안에 반영하거나 세수감소항목을 세입예산안에 반영하지 않는 것은 정부 추계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재정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들 세법은 국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세수효과가 빠진 채 심의를 하게 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더욱 놀라운 점은 법안을 통해서는 세수추계를 밝힐 수 없다고 해놓고는 세입예산안을 통해서는 세수가 반영된 항목이 있다는 점이다. 가령 수출용원재료 관세환급 방법 합리화는 580억원, 철스크랩 매입자 납부특례 허용은 1100억원, 고액 · 상습체납자 범위 확대에는 114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예정처는 봤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체크카드·현금영수증 공제율 인상의 경우에는 기재부는 추정이 가능하지만 정부는 이를 추정곤란으로 처리해 세수효과에 반영했다.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 공제율이 인상될 경우 세수가 줄 수 있지만 이같은 내용이 반영이 안 된 것이다.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돈이 얼마나 들지 계산이 끝난 사업의 경우에도 실제 예산에 반영 안된 사례도 있다. 해외주식전용펀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농어촌특별세의 경우 세수가 210억원 가량 줄 것으로 법안 비용 추계에서는 예상했지만 실제 예산에서는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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