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국민연금에 말 아낀 복지부…알고보니 前官 때문이었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장관 출신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 눈치만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민연금공단의 인사파동과 관련, 보건복지부의 책임론이 일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을 인정하면서 인사와 예산 등은 이사장에 집중시키는 등의 구조적 문제를 방치한데다, '한지붕 두 가족'이 싸우는 동안에도 산하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최광 이사장이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연임 여부를 협의하다 지난 12일 단독으로 비연임 결정을 통보했는데도 사흘간이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최 이사장에 대한 '월권 논란'이 벌어졌지만, 이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다가 이틀만에 최 이사장에게 홍 기금이사의 비염임 결정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최 이사장은 34대 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문형표 전 장관이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시절 복지부 장관이었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국민연금을 관리하는 복지부를 '후배'로 여겼다는 후문도 있다.

복지부 출신 산하기관장은 전문성을 인정받지만, 복지부 관료 입장에선 십수년 전 장관으로 모신 인사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다.

복지부 출신 선배로 인한 엇박자 사례는 더 있다. 김종대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11월까지 재직하면서 복지부와 건강정책에서 대해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김 전 이사장은 복지부에서 건강보험을 만든 장본인으로 건강보험 통폐합에 반대하다 물러난 인물이다.
건보공단 이사장 재직시절 건강보험 전문가인 만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 미적거리는 복지부에 대한 공개비판을 서슴지 않았지만 복지부 직원들은 속으로 삭혀야만 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민영화는 공개 반대했고, 지난해에는 담배소송까지 강행했다. 당시 문형표 장관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요구했지만 소송을 막지 못했다.

현재 복지부가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산하기관은 모두 21개이다. 이중 6곳의 수장이 복지부 출신이다.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회장은 장관 출신이고, 강윤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이사장과 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차관을 역임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보건복지인력개발원도 복지부 실국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각 산하기관의 이사까지 포함할 경우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복지부 산하기관 중에선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국민연금과 건보공단, 심평원 등 세 곳이다. 이 때문에 이들 기관장은 지금까지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많았다. 복지부 출신의 경우 업무를 모두 파악하고 있는데다 정권의 비호까지 받고 있어 복지부가 쉽게 휘둘린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복지부가 책임을 방기한 점이 더 무겁다는 지적이다. 이번 국민연금 인사파동의 경우 최 이사장이 홍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의 비연임 결정을 강행한 근거가 된 국민연금법과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공운법)이 상충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10년간 지적된 기금운용본부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등도 불합리한 제도라는 지적이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개선을 미루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복지부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산하기관에 권한을 넘기는 법조항이 많다"며 "개정이 필요하지만 공무원의 특성상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엔비디아 테스트' 실패설에 즉각 대응한 삼성전자(종합) 기준금리 11연속 동결…이창용 "인하시점 불확실성 더 커져"(종합2보) 韓, AI 안전연구소 연내 출범…정부·민간·학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국내이슈

  • 비트코인 이어 이더리움도…美증권위, 현물 ETF 승인 '금리인하 지연' 시사한 FOMC 회의록…"일부는 인상 거론"(종합) "출근길에 수시로 주물럭…모르고 만졌다가 기침서 피 나와" 中 장난감 유해 물질 논란

    #해외이슈

  • [포토] 고개 숙이는 가수 김호중 [아경포토] 이용객 가장 많은 서울 지하철역은? [포토] '단오, 단 하나가 되다'

    #포토PICK

  • 기아 사장"'모두를 위한 전기차' 첫발 떼…전동화 전환, 그대로 간다" KG모빌리티, 전기·LPG 등 택시 모델 3종 출시 "앱으로 원격제어"…2025년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美 반대에도…‘글로벌 부유세’ 논의 급물살 [뉴스속 용어]서울 시내에 속속 설치되는 'DTM' [뉴스속 용어]"가짜뉴스 막아라"…'AI 워터마크'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