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뮐러, 힘내세요" 옛팀의 의리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독일 폭격기 구하라"…아낌없는 지원나서
[아시아경제 정동훈 인턴기자] 독일축구의 '전설' 게르트 뮐러(70)가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다. 그는 월드컵 열세 경기에서 열네 골을 터뜨린 득점기계로, 1974년 독일(당시 서독)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었다. '독일폭격기(Bomber der Nation)'로 불리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뮐러의 와병 사실은 그가 가장 오래 몸담은 '친정' 바이에른 뮌헨 구단의 지난 7일(한국시간) 발표를 통해 알려졌다. 뮌헨 구단은 "뮐러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오랫동안 투병해왔다"며 "올해 2월부터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뮌헨 구단은 뮐러를 위해 지원에 나섰다. 이 구단은 뮐러가 알콜 중독에 빠졌을 때도 치료와 재기를 도왔다.
뮐러는 독일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잡이로 국가대표 경기에 예순두 차례 출전해 예순여덟 골을 넣었다. 경기당 1.1골이다. 1974년 네덜란드와의 월드컵 결승에서는 1-1로 맞선 전반 43분 전광석화 같은 오른발 대각선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뮐러가 월드컵에서 기록한 열네 골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의 호나우두(39ㆍ15골)가 경신할 때까지 32년 동안 난공불락이었다. 경기당 득점은 1.08골로 호나우두(0.78골)는 물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호나우두의 기록을 깬 미로슬라프 클로제(0.61골)도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다. 분데스리가에서는 뮌헨 소속으로 585경기에서 533골을 터뜨렸다.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을 세 차례(1974, 1975, 1976년) 제패했고 리그 우승은 네 번이나 했다.
하지만 은퇴 이후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뮐러는 1979년 분데스리가를 떠나 미국프로축구 포트로더데일로 이적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레스토랑 사업을 했으나 실패, 빚에 시달렸고 아내와는 이혼했다. 1981년 스미스 브라더스 라운지 클럽으로 옮겼다가 이듬해 은퇴한 뮐러는 알콜 중독에 빠졌다.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골 맛 대신, 술로 절망감을 달랬다. 스스로 "나는 내 삶을 망쳤다"고 할 정도로 알콜 중독은 심각했다.
이 때 바이에른 뮌헨이 손을 내밀었다. 프란츠 베켄바우어(70)와 울리 회네스(63)는 1991년에 뮐러를 치료시설에 보냈다. 그들은 독일 대표팀과 뮌헨에서 전성기를 함께 한 동료다. 뮐러는 고통스러운 치료과정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버텨낸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당시 뮌헨의 단장으로 일하던 회네스는 뮐러에게 스카우트 겸 유소년 코치직을 제안했다. 뮐러는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뮌헨의 유소년팀 코치로 일했다. 필립 람(32),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1), 토마스 뮐러(26) 등 현재 독일축구를 이끄는 슈퍼스타들이 뮐러의 지도를 받았다.
뮌헨은 이번에도 뮐러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칼 하인츠 루메니게(60) 뮌헨 구단 회장은 "뮐러의 골 없이 독일 축구와 뮌헨은 성공은 있을 수 없었다.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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