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제통 의원이 본 '금융개혁' 장애물은?
이한구·정우택·정희수·강석훈 "금융당국 실무진 복지부동"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여당 경제통 의원들이 금융개혁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금융당국 실무진의 복지부동을 꼽았다. 금융당국 수뇌부의 개혁 의지는 충만한 반면, 개혁을 주도해야 할 국ㆍ과장급이 움직이지 않아 금융개혁 속도를 더디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목소리는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융개혁을 재차 강조한 이후 커지는 양상이다.
당내 최고 경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이한구 의원은 7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금융당국) 수장들은 개혁에 적극적인 반면, 직원들이 제대로 안 움직인다"고 지적했고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정희수 의원은 "금융위원장 혼자 개혁할 수는 없다"며 직원들의 복지부동을 우회적으로 우려했다. 특히 국회 정무위원장인 정우택 의원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실무진 마인드가 철밥통"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의원들이 이 같은 견해를 피력한 것은 최근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금융개혁의 방향이 옳지만 속도가 느리다는 판단 때문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보이는 규제 뿐 아니라 비공식 현장지도, 그림자 규제도 철폐할 것"이라며 금융개혁과제에 포함할 정도로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취임 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와 관련해 눈에 띄는 변화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최근 민간 은행과 보험사 감사에 그동안의 관행대로 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임명된 게 단적인 예다.
정우택 의원은 "인터넷은행, 핀테크 등은 방향대로 가고 있다"면서도 복지부동에 대해서는 말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해 KB금융사태를 보면 행장이 그만두니 그 측근도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며 "이래서는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 주체의 복지부동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한구 의원도 "정치입김이 계속 작용하면 금융전문인을 키우는 게 아니라 정치꾼을 키우는 악순환은 해소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회 기재위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중간 실무진의 복지부동을 타파하기 위해 "기재부와 금융당국이 성과지표를 명확히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떤 행동이 개혁성과인지를 개혁 주체가 알아야 의지가 생긴다는 게 강 의원의 주장이다. 강 의원은 "월급쟁이 입장에서 보면 실무진이 움직이지 않는 부분이 이해된다"면서 "성과를 규정해야 동력도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융개혁을 다시 강조한 것과 관련해 "독려와 함께 경고의 성격이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의원은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언급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며 정우택 의원은 "4대 개혁 중 금융부문은 그동안 거론한 적이 많지 않아 환기 차원에서 제기한 것"으로 해석했다. 정희수 의원은 "일종의 경고 아니겠냐"고 답했다.
다만 '개혁이 불만족스러워 주체를 바꿔야 하냐'는 질문에는 대부분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과 강 의원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잘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정우택 의원도 "현재 큰 무리는 없다"고 두둔했다.
정희수 의원은 "잘못된 관행을 가진 자에게 셀프개혁을 맡겨서는 안된다"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외부에 개혁팀을 만들면 내부에서 또 이에 대응하느라 제대로 개혁이 안될 수 있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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