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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전신 'HSBC다이렉트'는 한국서 왜 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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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출시 후 1년만에 중단…"'가격경쟁력'만으로는 승산없다"
인터넷은행 후보, '차별성' 내세워…"복잡한 지분 구조도 위험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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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접수가 지난 1일 마무리되면서 '내 손안의 은행'의 탄생이 한 발 앞으로 다가왔다. 각 후보들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약속하면서 금융시장의 혁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8년전 한국에 발을 들였다 1년 만에 철수한 HSBC다이렉트를 떠올린다. 해외에서는 큰 성공을 거둔 '온라인 전용 은행'이었지만, 인터넷뱅킹이 이미 자리를 잡은 한국에서는 쓴 맛을 봐야 했다.
HSBC은행은 2007년 2월 한국에서는 최초로 지점없이 인터넷상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온라인·전화로만 거래를 할 수 있는 HSBC다이렉트를 출시했다. 인터넷으로 계좌계설을 신청하면 HSBC은행 직원이 직접 방문해 계좌를 개설했다. 실명확인도 신분증 복사 등을 통해 해결했다.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요소는 '가격경쟁력'이었다. 하루만 돈을 맡겨도 연 3.5%의 이자를 복리로 지급하고 다른 은행과의 자금이체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등 상당히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1여년 뒤 시장 점유율 확보에 실패하면서 마케팅을 전격 중단했다. 예금금리를 연 5%대까지 올리고, 선취수수료 없는 펀드까지 내놨지만 역부족이었다.

HSBC다이렉트의 실패는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 없이 인터넷 전업에 따른 가격경쟁만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연초부터 HSBC다이렉트가 회자됐던 이유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4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세미나'에서 HSBC다이렉트를 언급하며 "우리나라는 기존 은행들의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매우 우수해 인터넷뱅킹으로의 특화만으로는 부족하다.주주 특성이나 제휴관계 등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낸 카카오뱅크, K-뱅크, I-뱅크가 '혁신성'을 승부처로 삼은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중국 텐센트 등 11개 회사가 참여해 '이어주고-넓혀주고-나눠주는' 금융서비스를 만들겠단 계획을 내놨다. 다수의 국민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후보에 비해서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인터파크를 필두로 SK텔레콤,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등 15개 업체가 참여한 I-뱅크는 참여사들 고객 수가 총 2억명(중복 포함)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를 실시해 보다 낮은 금리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K-뱅크는 KT를 주축으로 우리은행, 현대증권, 한화생명, 효성 ITX 등이 참여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체계를 수립하기로 했다. 금융 플랫폼 기업들이 포함된 이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과거 다이렉트 뱅킹과는 달리 채널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져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다만, 지분 제한으로 한 컨소시엄당 10여개의 업체가 참여해 지분 구조가 복합하다는 점이 차후 수익 배분상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세 후보가 제출한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이달 금감원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11월과 12월에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12월에는 금융위 의결 순으로 예비인가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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