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와 함께 로마 3두 정치의 중심이었다.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넘었다는 소식을 접한 폼페이우스는 순간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위기감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카이사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청 갈등의 핵심이 된 '안심번호'는 폐기 수순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국민공천단' 구성 또한 물거품이 된다. 문 대표의 돌파구가 됐던 혁신위 안이 미완에 그치게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현 정국 타개책으로 '전략공천 폐해'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 20%를 전략공천하겠다고 선언한 새정치연합을 공격, 친박의 속내를 우회적으로 비판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록 국민의 불신도 커진다. 20대 총선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안심번호도 전략공천도 국민들에게는 결국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진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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