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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당청갈등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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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루비콘강'을 건넜다. 카이사르가 갈리아 원정 중 군대를 해산하고 복귀하라는 로마 원로원의 명령에 대항해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외친 뒤 로마로 진격하며 넘었던 그 강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안 참는다.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당내 친박(친 박근혜)계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와 함께 로마 3두 정치의 중심이었다.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넘었다는 소식을 접한 폼페이우스는 순간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위기감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카이사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금의 당청 갈등을 바라보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심정이 그 때의 폼페이우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연일 입방아에 오르던 야권 갈등을 정면 돌파하고 '안심번호' 카드로 여권에 불을 질렀지만,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게 지금 문 대표의 처지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청 갈등의 화살은 곧 야권으로 향했던 과거의 경험칙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국회법 정국'이 그랬다.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너 가장 먼저 향한 곳 또한 폼페이우스의 거점인 에스파냐였던 것처럼 말이다.

당청 갈등의 핵심이 된 '안심번호'는 폐기 수순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국민공천단' 구성 또한 물거품이 된다. 문 대표의 돌파구가 됐던 혁신위 안이 미완에 그치게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현 정국 타개책으로 '전략공천 폐해'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 20%를 전략공천하겠다고 선언한 새정치연합을 공격, 친박의 속내를 우회적으로 비판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록 국민의 불신도 커진다. 20대 총선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안심번호도 전략공천도 국민들에게는 결국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진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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