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 제치고 인니 고속철 수주 성공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수주에 성공했다.
30일(현지시간)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소피안 잘릴 인니 국가개발계획장관은 전날 도쿄 방문 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과 만나 "자카르타-반둥 간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를 중국에 발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잘릴 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재정 부담과 채무보증 없이 고속철도를 건설할 수 있도록 중국이 새로운 사업제안을 했다"면서 중국에 발주를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초만 해도 자카르타-반둥 간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자카르타-반둥 노선의 150km 구간이 고속철도를 건설하기에 충분히 긴 구간이 아니라고 판단한데다 고속철 건설로 인한 무리한 재정적 부담과 반대 여론 때문이었다.
스가 관방장관은 인니 정부가 고속철 건설을 중국에 발주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갑자기 입장을 바꿔 중국에 발주를 결정한 것은 유감이다"라고 덧붙였다.
인니 고속철 건설과 관련해 중국과 일본은 그동안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여왔다.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수출이 일본 경제 성장을 자극할 수 있는 촉진제라고 판단했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중국이 기술강국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어떻게 해서든지 고속철 수주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중국은 앞서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 로스앤젤리스(LA)와 라스베이거스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미국 기업과 합자기업을 설립하기로 하면서 '세일즈 외교'의 성과를 냈다.
중국이 인니 고속철 건설 수주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은 중국의 고속철 기술이 해외에서 아직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지난해 11월 중국이 멕시코에서 고속철 사업을 수주했으나 멕시코 정부가 사업을 돌연 사업 취소해 고속철 수출에 고배를 마셔야 했던 경험을 상기시켰다.
한편 자카르타-반둥 구간에 고속철도 공사를 할 경우 총공사비는 50억달러 전후가 들 것으로 예상됐다. 고속철이 완공되면 2~3시간 걸리던 두 도시 간 이동거리가 30분대로 줄어든다. 이번 구간은 자카르타에서 제2도시 수라바야를 연결하는 750㎞ 구간 고속철 건설 프로젝트 가운데 첫 번째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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