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하며 스트레스 풀어요"…장난감에 빠진 성인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주말 오후 서울 종로3가 지하철역 한켠에서 아이언맨, 미키마우스 등 각종 캐릭터가 등장했다. 작은 블럭으로 제작된 캐릭터들은 5살 꼬마 아이는 물론 20~70대 어른들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30분에서 1시간만 투자하면 쉽게 조립해서 완성할 수 있는 '나노블럭'이 판매 중이었다.
나노블럭은 크기가 작은 레고 장난감이다. '키덜트' 문화가 점차 확산되면서 색칠하기 등과 함께 나노블럭이 성인들의 취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녀시대 윤아 등 취미를 나노블럭이라 밝히는 연예인들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서울 일부 지하철역 상가에서는 나노블럭을 판매하고 있다. 19일 종로3가 나노블럭 판매장에는 20~30대 성인 수십여명이 모여 각자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고 있었다. 곳곳에는 10대 학생들과 중장년층도 있어 눈에 띄었다. 판매장을 지나가던 이들도 가득 모인 인파에 눈길을 주었다가 이내 제품 한 두개를 사서 손에 들고 나갔다.
고등학교 1학년 권유진(17) 양은 "친구들끼리 학교에서 나노블럭 만든 것을 사진으로 찍어 자랑한다"며 "예쁘고 귀여워서 모아두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나노블럭을 고르던 고은정(24·여)씨는 "요즘 나노블럭이 유행인 것 같다"며 "주변 친구들을 보면 적어도 한 두개씩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 씨는 "가끔씩 친구들이랑 카페에 앉아 30분간 같이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노블럭 10개를 구매한 윤 모씨(25·남)는 "나노블럭을 모으는 친구들이 많아 선물로 주고 나도 방에 장식하려고 샀다"고 밝혔다.
나노블럭과 같은 장난감은 더이상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는 아이부터 30대까지 취미의 경계가 사라진 것이다. 이날 판매 중인 나노블럭 상자에는 장난감 사용 가능 연령으로 '9세 이상'이라 적혀있었으나 대부분 성인들이 자신이 가지고 놀기 위해 제품을 고르고 있어 이를 무색케 했다.
이처럼 20~30대들은 장난감인 나노블럭을 구매하는 이유에 대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취미활동'이라고 입을 모아 답했다.
평소 취미로 나노블럭을 만드는 직장인 류모씨(27·여)는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무언가 완성해서 만들어낸다는 성취감과 예쁜 것을 내 손으로 만들어낸다는 즐거움이 생긴다"며 "간단하게 스트레소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성인들이 이렇듯 장난감 놀이에 빠진 것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실제로 이날 판매장에는 중장년층들이 곳곳에서 나노블럭을 고르고 있었다. 자녀, 손주들이 평소 이를 좋아한다며 선물로 주기 위해 구매하려는 것이었다.
손주를 위해 나노블럭을 고르던 김광복(70·남)씨는 20~30대가 나노블럭에 열광하는 것에 대해 "예뻐 보이는 것을 직접 만들고 모으는 것 아니냐"며 "자신의 취미로 삼고 열정적으로 하려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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