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좀비기업 정리못해 20년 잃어버려…韓 반면교사 삼아야"(종합)
경제저변에서 본 부실채권 정리방향 모색 세미나서 한계기업 구조조정 중요성 대두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20년으로 넘어간 이유는 좀비기업을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6일 아시아경제신문과 아시아경제TV가 주최하고 연합자산관리(이하 유암코)가 주관한 '경제저변에서 본 부실채권 정리방향의 모색' 세미나에서는 한계기업 구조조정과 부실채권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저성장 기조에 부실채권 시장이 재역할을 하지 않고 한계기업이 적체되면 한국경제에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진단에 주를 이뤘다.
◆일본식 저성장 막아야…구조조정 전문 민간투자자 늘려 투자 풀 넓혀야
이날 세미나에서 사회자로 나선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잃어버린 경제가 10년에서 20년으로 간 이유는 좀비기업 재정리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한계기업 구조조정 문제가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준수 유암코 이사도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되면 기업과 가계의 부채 상환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이런상황에서 경제 주체 간 원활한 자원순환을 확보할 수 있도록 부실채권 관련 프로세스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실채권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장 중심의 기업 NPL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는데 의견이 나왔다. 김두일 유암코 이사는 "현재 기업구조조정 관련 기관인 법원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실질적인 구조조정 업무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해관계가 다양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전문가 인력 양성과 투자중심 기업구조조정 육성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일본에는 기업회생지원 기구가 있어 기업실사와 평가를 통해 회생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자금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일본 항공JAL도 기업회생기구의 지원으로 조기에 경영 정상화가 이뤄졌다.
유암코의 PF정상화뱅크도 사례로 소개됐다. 김석중 진흥기업 상무는 "구조조정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 정상화뱅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상화뱅크 제2 제3을 만들어서 부실사업장이 정상화돼 본연의 역할을 되찾고 이익을 기업에 재투자하면 (경제전반에)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계기업 턴어라운드 어려워…재무적 투자자 키워야
최근들어 한계기업이 생기는 원인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진원 산업은행 팀장은 "과거엔 일시적 유동성이나 외환문제로 기업부실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과도한 투자나 업종내에 경쟁심화 등 기업부실의 원인이 다양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단순히 금융기관이 채무 재조정만 해서는 회사가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최근에 금융기관 자체에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다보니 각 개별 금융기관이 신규자금에 대해서 충당금을 꺼리는 상황도 발상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워낙 많은 기업이 부실화되다 보니 금융기관 인력의 한계라던가 업종에 대한 지식,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발생한다. 1~2금융권으로만 현재도 그렇고 향후에 부실기업을 기업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한계에 와 있다. 시장을 통한 공유, 협조 하면서 가야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홍진오 삼일회계법인 상무는 "구조조정에 있어서 타이밍이 중요한데 워크아웃이 됐건 청산이 됐건 협의가 빨리 이뤄졌다면 충분히 살아났을 회사들이 구조조정 지연으로 계속기업 가치는 점점 하락하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서 워크아웃에 나선 기업들의 턴어라운드가 쉽지 않다"면서 "원금상환을 유예하건 일부출자전환 등을 해도 저성장이 상시화되면서 재기가 쉽지 않다. 구조조정을 전문으로 하는 재무적투자자(FI)들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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