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가족들 대상으로 보상 나서, 불임·난임 제외 전 질병군 보상 대상으로 결정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해 구성된 '반도체 백혈병 보상위원회(이하 보상위)'가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권고안을 통해 제시한 보상 대상 질병 중 불임ㆍ난임을 제외한 전 질병군을 보상 대상으로 결정했다. 협력사 직원들도 모두 보상 대상에 포함시켰다.


보상위는 조정위 권고안 중 공익법인 설립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안을 수용하며 백혈병 문제 해결의 물꼬를 텄다.

삼성전자는 16일 자사 블로그 '삼성투모로우'를 통해 '반도체 백혈병 보상위원회'의 공식 활동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사과와 보상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신속한 보상에 나설 계획"이라며 "가족대책위원회 소속 피해자들 및 산재 신청자들에게 보상과 관련해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전담 전화 및 홈페이지 개설 등을 통해 나머지 피해자들도 신속하게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상위, 조정위 권고안 대부분 수용= 보상위는 노동법 분야 권위자인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지순 교수가 위원장으로, 산업의학분야 원종욱 교수(연세대 의과대학)와 박형욱 교수(단국대 의과대학), 사회정책분야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과학대학)가 전문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가족위 법률대리인 박상훈 변호사도 보상위원으로 활동한다.


보상위는 당초 조정위 권고안에서 제시된 보상 대상 질병 중 불임과 난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질병을 원안대로 수용했다. 불임과 난임의 경우 일부러 아이를 갖지 않는 가족들도 많고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외했다.


협력사 퇴직자들은 현행 법체계와 충돌이 우려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함께 근무한 만큼 동일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보상 금액은 산재 승인시 받게 되는 금액 보다 높였다. 삼성전자는 산재 신청 및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보상위원회를 통해 원칙과 기준에 맞을 경우 모든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기로 했다.


산재 신청을 통한 추가 보상의 길도 열어 놓았다. 삼성전자에서 보상을 받은 피해자라 해도 산재 신청을 통해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상위는 피해자 가족들로 구성된 가족위 관계자 및 산재 신청자들에게 우선 연락해 보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산재 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협력사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별도 전화 및 홈페이지 개설을 통해 보상위원회로 연락해 보상을 받게 된다.


◆공익법인 설립 놓고, 시민단체 동상이몽= 삼성전자가 보상위원회를 통해 신속한 보상에 나선 반면 반도체노동자의인권지킴이(이하 반올림)를 비롯해 삼성일반노조, 참여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은 보상 활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오랜 시간을 끌어온 백혈병 문제 보상이 정작 현실화 되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가 출연한 1000억원 중 300억원으로 제3의 사회적 기구인 공익법인을 설립하고 보상 역시 공익법인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가족위, 삼성전자, 반올림 등 3자의 중재를 맡았던 조정위 소속 조정위원들도 각자 소속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보상위원회 활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조정위의 설립 목적이 3자간의 협상을 원만하게 조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을 생각할 때 조정위원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직접 압박에 나선 것은 조정위원의 본분을 잊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족위 관계자는 "3자간의 협상을 원만하게 중재해주기를 원해 가족위가 조정위 설립을 제안한 만큼 조정위가 중재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 한쪽의 일방적인 의견만을 내세워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그동안 피해자들을 위해 돕겠다던 시민단체들이 정작 삼성전자가 보상을 하겠다고 하자 이제는 안된다고 막고 있다"면서 "피해자의 보상을 위해 삼성전자가 출연한 돈으로 별도의 단체를 만들겠다는 이들 보다 신속하게 보상하겠다는 삼성전자를 더 신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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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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