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내 친구 중에는 '추풍경사(秋風京辭)'를 구사하는 이가 있었다. 고향서 버스를 타고 상경할 때 추풍령만 지나면 저절로 말꼬리가 올라가면서 서울말 시늉을 하는 습관에 대한 핀잔이었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그야 말로 뛰어난 바이링구얼(두 개 언어 구사)의 원조가 아닌가 싶다. 반대로 서울서 수십 년을 살아도 옛 억양을 제대로 못 고치고, 표준말도 사투리도 아닌 얄궂은 제3의 방언을 쓰는 나 같은 이도 있다. 이걸 애향심이라든가 지조(志操) 따위로 포장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문제> 다음 말의 의미는?
(1)방과뿔라(2)공과나라(3)널짜뿐다(4)지들콰나라(5)후차뿌라(6)문때지마라(7)확찡가뿔라(8)곤뜨라들(9)쪼초바리(10)왕철배이(11)삐가리(12)운님다네(13)소지렁(14)풀쎄이씐다(15)홍굴레비(16)얌새이세바리(17)자끼장(18)팬하케(19)알궁디(20)빠물래기
(1)쥐어박아버릴라 (2)괴어놓아라 (3)떨어뜨려버린다 (4)엇대어 괴어놓아라 (5)쫓아버려라 (6)문지르지 마라 (7)확 (차바퀴에) 끼게 해버릴라 (8)그놈의 아이들 (9)달리기 (10)큰잠자리 (11)병아리 (12)불리한 느낌이 있어 조바심이 나다 (13)쇠오줌 섞인 물 (14)풀쐐기 쏘인다 (15)방아깨비 (16)염소 세 마리 (17)공책, 잡기장(雜記帳) (18)빠른 속도로 몸을 날려(19)맨 궁둥이 (20)덜 익은 홍시
빈섬 이상국(편집부장ㆍ시인)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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