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뻘 유망주 육성 나선 용인시축구센터 기술총감독 김호
유소년 대회장 누비며 직접 선수 선발
"유럽·남미 선진시스템 도입 사명감"

김호 용인시축구센터 기술총감독[사진=김현민 기자]

김호 용인시축구센터 기술총감독[사진=김현민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용인=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공을 끝까지 보고 빠른 판단으로 확률이 높은 쪽을 선택해야지."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용인시축구센터 훈련장을 울렸다. 크로스와 슈팅 훈련을 하던 학생들이 동작을 멈추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노(老) 감독'을 주시한다. 짧은 가르침에 슈팅하는 공격수와 패스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김호 감독(71)은 "좋아, 굿(good)"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만족스러워했다.

백발이 성성한 모습. 김호 감독은 '용인시축구센터 기술총감독'이다. 정찬민 용인시장(57)의 권유로 지난 6월 23일 센터에 부임해 두 달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 축구는 유럽과 남미의 강팀들과 수준 차가 있다.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다섯 명이 원을 만들어 공 뺏기 훈련을 하면서도 그는 "패스의 강약을 조절하고 판단을 빠르게 하라"며 기술적인 움직임을 강조했다. 손자뻘 되는 학생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그와 어울려 즐겁게 훈련했다.


김호 용인시축구센터 기술총감독[사진=김현민 기자]

김호 용인시축구센터 기술총감독[사진=김현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김 감독은 이곳에서 전문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가대표와 프로 선수 등 인재를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심은 '분업화'. 기술총감독을 중심으로 각 팀별로 감독과 코치, 골키퍼 코치, 트레이너 등 열한 명이 각자 영역에 맞게 학생들을 수준별로 지도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골을 잘 넣은 선수가 있는 반면 어시스트에 특화된 선수, 힘과 체력이 뛰어난 선수 등 다양한 구성원이 있다. 이들의 재능을 특화하고 능력에 맞게 수준별로 축구를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 한다"고 했다. 천연잔디와 인조잔디, 미니구장까지 훈련장 여섯 개 면을 갖춘 용인시축구센터의 뛰어난 인프라와 용인시장의 축구에 대한 애정이 인재육성에 대한 그의 열정을 샘솟게 했다. 그는 "어린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과정이 즐겁다"고 했다.

그는 현장주의자다. 부임하자마자 용인FC 백암중학교, 원삼중학교 15세 이하(U-15) 팀과, 신갈고등학교까지 센터에 속한 팀의 학생 선수들을 뽑기 위해 유소년대회장을 찾아 다녔다. 유망주를 확인하고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에이전트들과 의견을 나누고 정보도 공유했다. 센터의 양해를 얻어 해온 일이지만 최근엔 용인시의회로부터 '근무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제 시스템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현장을 파악하고 점검하는 데 생각보다 신경 쓸 부분이 많다"며 껄껄 웃었다. 지난 7일부터는 선수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어린 제자들과 호흡하고 있다.

AD

김 감독은 유망주 육성에 남다른 사명감을 느낀다. 그는 "축구도 인재가 핵심이다. 훌륭한 선수를 많이 배출할수록 학교와 팀이 빛나고 좋은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축구 인생 막바지에 능력을 인정해준 좋은 분들을 만나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고 했다.


김호 용인시축구센터 기술총감독(오른쪽)이 학생들과 공 뺏기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김호 용인시축구센터 기술총감독(오른쪽)이 학생들과 공 뺏기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