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연일 한중 FTA 특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내 특수활동비 제도개선소위원회 등의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국회내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 설치를 요구했으며,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새정치연합 재벌개혁특위는 국회 차원의 재벌개혁특위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앞서 지난달 31일 결산안 심사와 관련해 연간 8000억원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점검하고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예결위 내 소위원회 또는 예결위 결산소위원회 산하에 소소위원회를 둘 것을 요구하며 결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도 미뤄졌다.

이외에도 국회 외교통상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야당의 불참 속에서 한중FTA 비준동의안 등을 여당 단독으로 상정했다. 야당의 요구는 한중FTA 특별위원회 설치였다. 특위 설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야당은 외통위에 불참했고 여당 단독으로 상정된 것이다.


왜 야당은 이처럼 국회에 별도의 특별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나설까.

야당은 특위 설치를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상임위원회 시스템의 사각지대 또는 소관부처에 따라 나뉜 상임위 시스템에서 다룰 수 없는 사안을 다루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가령 특수활동비의 경우 국정원 외에도 다른 기관에서 4000억원을 사용하고 있지만 각각의 소관 상임위에서 제대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현행 제도의 사각지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제도상의 한계를 예결위 차원에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모든 상임위의 예산을 최종적으로 다루는 예결위에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한중 FTA의 경우에도 농산물에서부터 환경오염 등 다양한 방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도 이를 외통위에서 다루는 것은 사안의 중요성에 비춰 봤을 때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야당의 지적이다. 현재의 국회 시스템에서 다룰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특위 설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야당의 특위 설치요구 이면에는 관계기관으로부터 현안보고 청취와 자료 제출 요구 등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당내 특위의 경우 의원실의 개별적인 노력으로 자료 등을 모아 현안을 추진해야하지만 국회 차원의 특위가 설치될 경우 관련기관으로부터 직접 현안 관련 자료 등을 받을 수 있으며, 공식적인 정부 입장을 청취하고 조율을 할 수 있다. 당정 협의 등을 할 수 없는 야당으로서는 특위를 통해 정부의 자료에 접근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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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국회 내 특위가 설치될 경우 해당 의제는 정치권의 의제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과거 철도파업 사태가 국회내 철도산업발전소위를 구성하는 것으로 끝났던 것은 철도노조가 정치권의 문제해결 의지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제도 개선이 담보되지 않더라도 제도 개선을 위한 정치권의 의지는 특위나 소위 설치만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이 원내대표가 요구하는 경제민주화 특위가 국회 내부에 설치될 경우 경제민주화가 일종의 정치적 의제가 될 수 있다. 경제민주화 특위가 설치되어 실제 회의에 들어가면 여론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의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어떤 식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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