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1곳당 5~7명 달하기도…인터넷·모바일 서비스 확대로 주요은행 지점수 줄어든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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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25년 은행밥을 먹은 김광남(45세ㆍ가명) 부지점장은 올해 희망퇴직을 할지, 지점장 승진을 노려볼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은행원의 꽃'인 지점장 자리가 욕심은 나지만 지점수가 줄면서 승진 문턱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희망퇴직을 통한 인생 이모작을 선뜻 도전할 수도 없다. 김 부지점장은 "우리가 입사했을 때만 해도 지점장이 되는 것이 어렵지 않았는데 지금은 하늘에 별따기"라면서 "진로에 대해 쉽게 답을 내기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은행 지점이 줄면서 '지점장 병목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해마다 지점 수는 줄고 있는데 부지점장은 넘쳐나면서 지점장 승진 경쟁은 그만큼 치열해졌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점포 1곳에 부지점장은 5~7명에 달하기도 한다.

28일 금융감독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7개 주요은행(국민ㆍ신한ㆍ하나ㆍ외환ㆍ우리ㆍSCㆍ씨티은행)의 은행 지점은 3915개로 작년 6월말(4007개) 보다 92개가 줄었다. 은행들이 지점수를 줄이는 것은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대면 영업 중심의 지점 채산성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지점장 자리도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부지점장에서 지점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김정훈 새누리당 국회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7개 시중은행의 부지점장(팀장급 포함)은 1만1106명으로 전체 정규직직원(6만6139명)의 25.8%에 달한다.


특히 대기발령 제도가 없고 복리후생이 좋은 편에 속하는 외국계은행의 부지점장 비율이 높았다. 씨티은행은 지점은 129곳에 불과하지만 부지점장은 827명으로 지점 1곳당 부지점장의 수가 6.4명에 달했다. 한국SC은행도 지점은 263개인데 부지점장은 1286명으로 지점 1곳당 부지점장의 수가 5.8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최대 영업점포를 갖고 있는 국민은행은 지점이 1016개인데 부지점장은 4080명으로 점포 1곳당 부지점장이 4명 수준으로 시중은행 중에 가장 많았다. 그밖에 우리은행(2.4명), 신한은행(2.3명), 외환은행(1.5명), 하나은행(0.9명)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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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은행의 인력구조 조정 문제와도 직결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갈수록 채산성이 떨어지는 은행들은 인력구조 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비교적 임금이 높은데다 두터운 층을 구성하는 부지점장들은 구조조정의 키워드가 된 셈이다. 실제로 지난 1월 310여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신한은행의 경우 신청자의 65%인 200여명이 부지점장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임금피크제와 병행해 인력구조 조정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가운데 부지점장들은 임금과 능력면에서 구조조정의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며 "내부적인 갈등 없이 병목현상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은행들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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