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문형 비디오(VOD) 시장에서 유료 VOD(PPV·콘텐츠 당 요금 부과)를 시청하는 이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콘텐츠 구매 비용을 받고서 광고까지 보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요지다. 콘텐츠 비용에 광고 수익까지 챙기면 이중으로 돈을 버는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시민단체들도 IPTV 사업자가 소비자들에게 광고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상영 전 장시간 광고를 보게 하는 것인데 참여연대 등은 이에 대해 거래상 지위남용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의 얘기는 다르다. IPTV 업계에서는 유료 VOD 금액 중 상당 부분은 콘텐츠 제공자가 가져가고 플랫폼 제공자는 광고로 수익을 보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 광고가 있기 때문에 과거 비디오테이프 대여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의 사례는 어떨까. 업계에서는 외국 VOD 플랫폼의 경우 PPV 비용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방송은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어 수평 비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기존 미국의 프리미엄케이블채널인 HBO나 쇼타임 등은 광고가 아닌 시청자들이 매달 내는 돈으로 운영된다. 이는 왕좌의 게임, 소프라노스 등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밑바탕이 됐다. 이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넷플릭스에도 광고가 없고 모든 수입을 가입자의 월 이용료에 의존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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