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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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주한미군사령부가 6일 주한 미 오산 공군기지 안의 '생물식별검사실(BICSㆍ이하 검사실)'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주한미군은 실험장소인 검사실을 공개하고 미군 생물학전 대응 프로그램인 '주피터(JUPITR)'도 설명했다. 주피터 프로그램의 목표는 임박한 생물학적 위협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어능력을 높이는 것으로 생물감시포털(BSP), 생물식별검사실(BICS), 환경탐지평가(AED), 조기경보(EW)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 공개는 탄저균 실험에 대한 한국 사회의 비판 여론이 거세자 미군 수뇌부가 의혹을 털고 가겠다는 취지에 따라 언론에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탄저균 실상조사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먼저, 탄저균 사고는 언론에서 먼저 공개돼 세상에 알려졌다는 점이다. 언론에 공개가 되지 않았다면 쉬쉬하고 넘어갔을 수 도 있었다.


언론에 공개된 이후 탄저균 배달사고 지역은 점점 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의 탄저균 배송문제 정보제공 웹사이트 '연구시설 검토'를 보면 유타 주 더그웨이 군 연구소에서 살아있는 표본인 줄 모르고 탄저균을 배송받은 연구시설은 106개로 집계됐다. 해당 연구시설이 위치한 국가의 수도 미국을 제외한 7개국에서 노르웨이가 새로 포함돼 8개국으로 늘어났다.

두번째는 탄저균 배달사고가 알려진지 두 달이 넘어서야 공개한 점이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 5월 27일(현지시각) 탄저균 표본(샘플) 1개를 오산 미군기지에 배달했다고 발표한 이후 70여일 만이다. 이날 한미 실험실은 이미 완벽하게 뒷처리가 된 상황이지만 한ㆍ미 합동 현장 조사는 철저히 이뤄졌다고 했다. 국방부는 잔류 탄저균이 있는지 바닥까지 긁어서 배양 시험을 해볼 계획이라고 까지 밝혔다. 과연 배양시험은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세번째는 탄저균외에도 그동안 주한미군에 반입된 세균의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도 이달초 국방부 기자단에게 "미국이 성실히 알려주기를 기대한다"는 답변으로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탄저균사고로 지금까지 국내에 반입된 균과 균의 활용용도 등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거센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현행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ㆍ소파)'를 개정해야한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으로는 주한미군이 생화학 무기 등 치명적 병균을 국내로 반입ㆍ보유하는데 대한 우리 정부의 개입ㆍ통제가 불가능하다. SOFA 협정 9조에는 '공용의 봉인이 있는 공문서 및 공용의 우편 봉인이 있고 합중국 군사 우편 경로에 있는 제1종 물품에 대해 세관 검사를 행하지 아니한다'며 군사화물에 대한 세관의 무검사 규정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는 '생물무기의 원료 또는 고위험병원체의 반입에는 관련부처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화학ㆍ생물무기용 물질 제조ㆍ수출입 규제법'과 충돌한다. 또 감염병예방법에도 고위험병원체의 이동을 위해서는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돼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SOFA규정을 개정해야한다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발간하는 '동북아안보정세분석'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화학작용제 2500~5000t을 전량 화학탄으로 만들면 62만5000발에서 최대 125만발까지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화학탄 1발당 화학작용제 소요량을 4kg으로 계산한 것으로 화학작용제 5000t은 서울시 면적의 4배인 2500㎢를 오염시킬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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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미양국은 '생물학무기 진원지'를 포함한 합동요격지점(JDPI)을 올해 초 선정해 북한이 도발할 경우 선제타격하기로 했다. 특히 한미가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제거훈련(WMD-E)작전에 새로운 공격지점을 적용하는 것을 물론 올해부터 지휘소훈련(CPX)인 키 리졸브 연습에도 적용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주한미군은 한국군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전력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미가 지금까지 외쳤던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를 계속 외치려면 서로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듯하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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