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6일 발표한 '경제 재도약을 위한 대국민담화'는 노동ㆍ공공ㆍ교육ㆍ금융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부문 구조개혁의 시급성과 당위성 그리고 국민적 이해와 지지를 당부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거나 추진하기보다는 이미 방향을 잡아놓은 개혁작업 완성에 임기 후반부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지다. 개혁작업은 이해집단 간 첨예한 갈등을 예고하는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을 강조함으로써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고 속도감 있는 정책 실현에 나서겠다는 절박함도 묻어났다.


◆노동개혁 없이 미래 없어…대승적 결단 촉구 = 박 대통령은 4대 부문 중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하고 이를 위한 노사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정년을 연장하되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청년 일자리를 더 만들고 능력과 성과에 따라 채용ㆍ임금을 정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민간 부문의 양보만 요구하고 정작 공공기관은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올해 안으로 전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고 공무원 임금체계도 성과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노사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중단된 노사정위원회를 재개해 대타협을 이루어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노사정 대타협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실업급여를 평균임금 50%에서 60%로, 실업급여 지급기간도 현행 90~240일보다 30일 늘릴 것이란 새로운 정책 방안도 소개했다.

◆학벌 중심 교육ㆍ금융보신주의 타파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 = 노동부문 개혁에 이어 박 대통령은 공공ㆍ교육ㆍ금융 순서로 개혁의 방향과 필요성을 상세하게 설명해나갔다. 공공 개혁에 대해선 "국가 시스템을 바로잡는 모든 개혁의 출발점이자 다른 부문의 변화를 선도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공공기관의 중복ㆍ과잉 기능을 핵심 업무 중심으로 통폐합하고 재정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혈세를 낭비하는 일을 막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분야에서는 스펙 위주의 교육을 탈피함으로써 학생들이 꿈과 끼를 살리는 창의적 인재교육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선행 출제 관행을 끊고, 수능 난이도를 안정화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박 대통령은 "교육개혁의 성패는 정책이 구현되는 교육현장에 달려있다"며 "현장에서 개혁을 이끌어갈 각 급 학교, 교원, 학부모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금융 개혁의 효과에 대해 박 대통령은 "창업ㆍ성장단계를 거쳐 상장에 이르는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자본의 공급과 회수가 선순환으로 이뤄지게 되고 이런 자본시장 생태계는 벤처 창업기업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은 "현실에 안주한 금융회사의 영업 행태를 개혁함으로써 금융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며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 창업의 기운이 우수한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우리는 핀테크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질의응답 취소…담화 분량 20분→25분 늘여 = 이번 담화 발표는 애초 담화문 낭독 20분, 기자 질의응답 10분 식으로 추진되다, 막판에 질의응답을 없애고 담화문 시간을 25분으로 변경했다. 질의응답을 없앤 건 경제대도약과 상관 없는 정치현안들로 논의가 분산될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초기대응 실패에 대한 유감 표명이나 광복절특사에 기업인들이 포함되는지 여부, 롯데그룹 사태와 관련한 재벌개혁 방안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현안에 대해선 담화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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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A4 용지 13장 분량 담화문이 대체로 국민을 향한 '호소'의 성격이 짙어, 목소리에 힘을 싣기보다는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과 말투를 구사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비쳤다. 담화문에서 박 대통령은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표현을 5번이나 반복했다.


박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와 관련된 행사에선 주로 빨간색 계통 옷을 입는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이 날도 그랬다. 담화 발표에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ㆍ김관진 국가안보실장ㆍ박흥렬 경호실장 및 수석비서관 10명 전원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담화 발표를 마친 후 1층 기자실로 내려와 기사 작성 때문에 발표장에 올라가지 못한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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