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ISA 도입]한국형 ISA, 英·加·日과 비교해보니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권해영 기자]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dual Savings Account·ISA)가 6일 지난해 정부의 기본방향 발표 이후 약 11개월 만에 베일을 벗었다.
연 소득을 기준으로 가입제한을 두지 않고,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상품에 상장지수펀드(ETF)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편입자산에 포함시키는 등 올해 일몰 예정인 재형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 등에 비해 투자형에 보다 가깝다는 평가다. 다양한 논의 끝에 나온 한국형 ISA는 국내 세수상황을 고려하면서 해외 주요국이 도입한 ISA의 장점을 적극 수용하는 데 무게를 뒀다는 게 금융위 등 정부관계자의 설명이다.
내년 시행 예정인 한국형 ISA는 해외 주요국이 도입한 ISA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지고 있을까. 현재 세제혜택이 부여되는 하나의 통합계좌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편입해 통합 관리하는 상품을 내놓은 국가는 영국(ISA), 캐나다(TFSA), 일본(NISA) 등이다.
영국의 ISA는 지난 1999년 도입돼 16년째 시행 중이다. 비과세 통합계좌 도입을 준비하는 국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며 그동안 영국 국민들의 유동성저축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나다 TFSA는 2009년 도입돼 6년째 시행 중이며 영국의 ISA와 유사한 유동성저축 계좌로 연간 저축한도에 탄력성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 NISA는 가장 최근에 도입돼 ‘아베노믹스’ 바람을 타고 흥행에 성공했다. 영국의 ISA를 벤치마킹했지만 주식과 펀드 등 투자형 금융자산만 편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형 ISA의 도입목적은 금융자산형성 지원과 자본시장 활성화에 무게를 둔 일본 NISA에 가깝다. 제도적용 기한을 5년으로 둔 점도 일본과 유사하다. 영국과 캐나다는 제도적용 기한이 없다. 영국은 지난 1999년 ISA 도입당시 제도적용 기한을 10년으로 잡았지만 국민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무기한’으로 바꿨다. 캐나다 역시 영국 제도에 영향을 받아 일몰기한을 없앴다.
한국형 ISA의 연간 납입한도는 2000만원으로 일본, 캐나다보다 높고 영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납입한도에 탄력성을 부여하기는 했지만 캐나다의 경우 연간 한도가 5500캐나다달러(약 500만원)로 가장 낮다. 한도가 가장 높은 곳은 영국으로 1만5000파운드(약 2700만원) 수준이고 일본은 이보다 낮은 100만엔(약 1000만원)이다. 다만 일본은 오는 2016년부터 연간 한도를 100만엔에서 120만원으로 20% 끌어올릴 계획이다.
1인당 계좌수 제한도 국가별로 차이를 보인다. 영국 ISA는 현금형과 투자형계좌를 각각 1개씩 만들 수 있고 금융기관간 이전을 가능하도록 했고 캐나다 TFSA 역시 복수 계좌가 가능하고 금융기관간 이전이 가능하도록 한 반면 일본은 금융기관간 이전을 제한하고 계좌수도 1계로 제한했다. 한국형 ISA은 인당 1계의 계좌만 허용하고 금융기관간 이전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침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한국형 ISA는 영국, 캐나다, 일본과 달리 편입가능 자산을 열거하는 방식으로 통제할 예정이다. 예금, 적금, ETF를 포함한 펀드, ELS 등 파생결합증권 등이 그 대상이다. 일본도 상장주식, 공모주식펀드 등으로 편입가능 자산을 열거하고 있지만 영국과 캐나다는 네거티브 방식을 선택했다. 영국 ISA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 편입을 제외하도록 했고 캐나다는 부동산과 이해상충적 자산을 제외하도록 했다. 편입할 수 없는 자산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외 주요국과 한국형 ISA의 또 다른 차이는 인출제한 여부다. 한국형 ISA는 5년 만기 이전 납입금을 일부 또는 전부를 인출하기 위해서는 해지를 하는 방법밖에 없지만 영국, 캐나다, 일본은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편입 가능한 자산에 투자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는 편입가능 상품에 따라 차이를 보일 뿐 한국, 영국, 캐나다, 일본이 비슷하다. 예금과 적금을 포함하지 않은 일본의 경우 이자소득과 관련한 비과세 내용이 없고, 한국은 상장주식투자를 제외해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 내용이 제외됐을 뿐이다. 한국은 이미 주식매매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계좌내 자유로운 상품교체와 연금성격이 없다는 점도 한국형 ISA를 포함해 모두 동일하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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