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아들과 함께 자연과 동화되는 시간 갖고 싶어”
지난 7월26일 대전 서구 장안동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찾았을 때 첫 느낌은 처음으로 이성을 만나러 갈 때의 느낌이었다. 잔잔한 설렘은 가슴 속 울림으로 이어졌다.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 휴양림 진입로에 빼곡했던 메타세콰이아 나무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현실이 됐다.
울창한 숲 사이에서 ‘부스럭, 부스럭’ 작은 소리가 이어졌다. 나뭇잎을 밟고 지나가는 다람쥐들이 만들어낸 소리였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양이다. 한 손으로 뻗으면 닿을 듯한 곳에서도 도토리를 한입 베어 무는 녀석도 눈에 띄었다. 장태산휴양림은 대전에 위치해 있다. 시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거리다.
잠시 일상을 잊고 숲의 즐거움에 빠지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산책로도 여러 갈래로 형성돼 있다. 그 공간 곳곳에는 휴양객들을 위한 벤치가 마련돼 있다. 평상도 있다.
산책로 중턱으로 걸음을 옮기자 구성진 노래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장사를 준비하는 매점 아저씨 곁으로 시(詩)구 등이 액자에 담긴 채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산책로를 30분 가량 오르다보니 ‘숲속의 집’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낸 가족을 만말 수 있었다. 사실 휴양림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쌩쌩 달리는 차를 걱정할 이유도 없고, 예상하지 못한 도심의 위험을 걱정할 이유도 없다. 작은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 삼아 나무 의자의 ‘낮잠’에 취할 수도 있다. 아이들은 땅의 싱그러움을 한껏 만끽하며 뛰어 놀 수도 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낸 ‘숲속의 집’ 여행객들의 표정에서 도시생활의 스트레스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휴양림을 찾은 유근창씨(32·대전 서구 갈마동)는 “때때로 여유를 찾고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어 휴양림을 찾았다. 휴양림에서 보내는 시간과 여유로움이 너무 좋다. 자연과 함께하다 보면 이것이 ‘힐링’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기분 좋은 웃음을 전했다.
박민철씨(37·대전 대덕구 비래동)는 “아들과 함께 자연과 동화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숲을 찾으면 맑은 공기로 숨을 내쉬고 무엇에든 속도를 늦춰가는 시간을 갖으면서 자연과 어울림을 갖는 즐거움도 있다”면서 휴양림 예찬찬론을 이어갔다.
자연은 동행의 기쁨을 안겨준다. 함께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대상, 숲이 바로 그런 존재 아닐까. 세상이 변해도 숲은 그 자리에 있다.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당연한 혜택은 없다.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보호’의 가치를 되새길 때 숲은 우리의 곁을 지키는 영원한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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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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