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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이]삶의 스트레스 한방에 날리는 휴양림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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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아들과 함께 자연과 동화되는 시간 갖고 싶어”

[아시아경제 정일웅 기자] 나뭇잎 사이로 감춰진 하늘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일렁이는 바람에 하늘의 조각들은 조금씩 다른 모양으로 형상화됐다. 옷깃을 스치는 바람은 도심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신선함을 안겨줬다. 그것 때문이었을까.

지난 7월26일 대전 서구 장안동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찾았을 때 첫 느낌은 처음으로 이성을 만나러 갈 때의 느낌이었다. 잔잔한 설렘은 가슴 속 울림으로 이어졌다.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 휴양림 진입로에 빼곡했던 메타세콰이아 나무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현실이 됐다.
기쁨은 일상의 작은 변화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바쁜 하루를 살아가면서 얼마나 자주 하늘을 바라볼까. 앞만 보며 분주히 움직이는 게 대부분의 보통 사람 모습 아닐까. 모처럼 하늘을 쳐다봤다. 메타세콰이아는 조금씩 하늘을 허락했다. 눈부신 햇볕 가득한 하늘이 아니라 그늘과 함께 하는 하늘의 모습이었다.

울창한 숲 사이에서 ‘부스럭, 부스럭’ 작은 소리가 이어졌다. 나뭇잎을 밟고 지나가는 다람쥐들이 만들어낸 소리였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양이다. 한 손으로 뻗으면 닿을 듯한 곳에서도 도토리를 한입 베어 무는 녀석도 눈에 띄었다. 장태산휴양림은 대전에 위치해 있다. 시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거리다.

잠시 일상을 잊고 숲의 즐거움에 빠지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산책로도 여러 갈래로 형성돼 있다. 그 공간 곳곳에는 휴양객들을 위한 벤치가 마련돼 있다. 평상도 있다.
바쁜 현대인의 특성은 잠시 잊어도 좋다. 평상에 앉아 주변 경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찾아올 수 있다. 휴양림의 소중한 자산인 나무에 제멋대로 구멍을 내고 경계근무라도 선 것처럼 고개만 쭈뼛 내민 아기 다람쥐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곳도 평상이다.

산책로 중턱으로 걸음을 옮기자 구성진 노래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장사를 준비하는 매점 아저씨 곁으로 시(詩)구 등이 액자에 담긴 채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산책로를 30분 가량 오르다보니 ‘숲속의 집’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낸 가족을 만말 수 있었다. 사실 휴양림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쌩쌩 달리는 차를 걱정할 이유도 없고, 예상하지 못한 도심의 위험을 걱정할 이유도 없다. 작은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 삼아 나무 의자의 ‘낮잠’에 취할 수도 있다. 아이들은 땅의 싱그러움을 한껏 만끽하며 뛰어 놀 수도 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낸 ‘숲속의 집’ 여행객들의 표정에서 도시생활의 스트레스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휴양림을 찾은 유근창씨(32·대전 서구 갈마동)는 “때때로 여유를 찾고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어 휴양림을 찾았다. 휴양림에서 보내는 시간과 여유로움이 너무 좋다. 자연과 함께하다 보면 이것이 ‘힐링’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기분 좋은 웃음을 전했다.

박민철씨(37·대전 대덕구 비래동)는 “아들과 함께 자연과 동화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숲을 찾으면 맑은 공기로 숨을 내쉬고 무엇에든 속도를 늦춰가는 시간을 갖으면서 자연과 어울림을 갖는 즐거움도 있다”면서 휴양림 예찬찬론을 이어갔다.

자연은 동행의 기쁨을 안겨준다. 함께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대상, 숲이 바로 그런 존재 아닐까. 세상이 변해도 숲은 그 자리에 있다.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당연한 혜택은 없다.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보호’의 가치를 되새길 때 숲은 우리의 곁을 지키는 영원한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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