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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소금 먹이는 현대차, 찌고 얼리고 절이고…극한실험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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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수명 연장의 꿈…경기 화성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 부식연구동'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기아차 쏘울이 염수로를 지나고 있다.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기아차 쏘울이 염수로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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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30도를 넘는 찜통 더위 속에 차 한 대가 70여개의 램프에서 쏟아지는 자외선을 고스란히 받으며 방치돼 있다. 사람이 차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자회선을 막아주는 두툼한 보호장비를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착용해야만 가능할 정도로 사람은 견딜 수 없는 극한의 환경이다. 이 차는 그곳에서 2시간을 버텨야 한다. 태양광을 통한 부식 정도를 파악하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찾은 경기 화성시의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 부식연구동에서는 다양한 극한의 환경에서 자동차에 대한 부식 실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염분을 상하좌우에서 마구 뿌려대는 '염수 챔버', 찜통과 다를 바 없는 '항온항습 챔버', 혹한을 재현한 '저온 챔버' 그리고 태양광이 태울듯이 내리쬐는 '태양광 챔버' 등에서 차들이 맨몸으로 버티고 있었다.
안승호 가속내구개발팀 파트장은 "자동차의 부식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부식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거치는 것이 필수"라며 "자동차가 겪을 수 있는 실제 환경을 실험실로 그대로 옮기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각 실험의 강도는 그야말로 가혹하다. 주행시 염분에 의한 부식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염수로는 바닥에 소금물이 흥건히 고여 있을 뿐 아니라 양옆에서도 소금물이 분사돼 나온다. 이 염수로를 36번 통과해야 하는데 이곳의 소금물 농도는 5%다. 염도가 3.5% 정도인 바닷물보다도 짜다. 태양광 챔버의 환경은 사막지대가 있는 캘리포니아의 기후조건을 따랐다. 캘리포니아의 땡볕에서 차의 탈변색이 가장 심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 부식연구동 태양광 챔버에서 자외선 평가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 부식연구동 태양광 챔버에서 자외선 평가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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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연구동에 들어온 차는 내수시험로 주행 5시간, 염수 3시간, 항온항습 14시간, 자외선 2시간으로 이뤄진 24시간 시험을 거쳐야 한다. 이를 1사이클이라고 부르는데 이같은 사이클을 8회 정도 거치면 실생활에서의 1년과 맞먹게 된다. 10년 정도에 해당하는 사이클을 거친 차들은 모든 부품을 하나씩 뜯어내 첨단 장비를 통해 부식의 정도를 확인한다. 일부 시험 장비들은 국내에서 현대기아차 연구소에만 갖춰져 있다. 차 표면에 자잘한 돌을 뿌려 흠집을 확인하는 치핑시험기의 경우 현대차가 처음 개발한 장비다. 안 파트장은 "대부분 치핑시험기는 일부 표면만을 잘라내 시험을 하지만 현대차의 치핑시험기는 후드 전체에 시험이 가능하도록 고안해낸 장비"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부식에 취약하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엄격한 방청(부식 방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안 파트장은 "미국 부식학회에 따르면 한국은 방청이 필요한 지역에 해당되지 않지만 현대기아차는 2007년부터 방청 기준을 상향해 강판 등을 방청지역 수준으로 맞추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 방청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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