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 4월13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는 흥분에 휩싸였다.


상하이종합지수가 4121.71로 장을 마치자 환호성을 질렀다. 2008년 3월11일 이후 7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사상 최대의 중국 증시 활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바이 차이나'를 외치고 나섰다.


3개월여 후인 지난 27일 상하이 주식 시세판은 온통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이날 하루에만 8.48%가 빠졌다.

2007년 6월 이후 하루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가 패닉상태에 빠진 것이다.
이에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이날의 상하이 증시 쇼크를 '블랙 먼데이'라며 일제히 중국 투자 주의 경계령을 내렸다.


불과 3개월여 만에 달라진 중국과 한국 증시 풍경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대접받던 중국 증시가 쪽박 취급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중국 주식시장 역사를 들여다 보면 폭락장은 반복됐다. 중국 증시 26년 역사에서 폭락장은 1994년, 2001년, 2002년, 2004년, 2005년, 2008년, 2012년 등 기록적인 폭락장이 있었다.


올해도 예견됐다. 시기만이 문제 였다. 중국 증시는 올 들어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상하이 증시는 상반기에만 60% 급등세를 보였고 6월 5000선을 넘은 이후 30%가량 폭락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똑같은 우를 범했다. 과거에도 이번에도 시장에 개입했다. 증시 급락세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꺼내든 여러 가지 증시 부양 조치는 모두 무위에 그쳤다.


정부의 개입은 잠시나마 증시를 안정시킨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했다. 이번에도 정부의 부양책이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돼 상하이 지수가 폭락했다. 이를 두고 '정책이 시장에 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중국 증시의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글로벌 금융투자업계는 중국 증시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올 들어 중국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다. 중국 경제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정부 목표치인 7%에 턱걸이 했지만 실물 경제 지표들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경제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크다.


문제는 중국 증시는 물론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중국 증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변동성을 보이는 데다 '금융 공산주의'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과거 우리 증시도 지금의 중국 증시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했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AD

1989년 12월 재무부가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무제한으로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국내외 정치상황과 맞물려 금리 및 환율이 요동치는 상황이어서 짧은 부양효과는 정부가 손을 거두자마자 미약해졌다.


최근 우리 증시는 여러 대내외 변수로 주춤거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한국ㆍ중국 증시 폐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sinryu007@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