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취업자 3분의1이 2~6개월짜리 인턴...계약직 청년노동자들 "불안한 미래에 잠 못 이룬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좋은 직장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점점 사라져가요."


지난해 말부터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임 모씨(25·여)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이렇게 힘없이 말했다. 취업은 했으나 다른 정규직 자리를 찾고 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임 씨처럼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데다 직장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단기간에 첫 직장생활을 끝내는 일이 많다. 서울에 소재한 대학을 다니다 졸업을 미루고 있는 임 씨는 "어느 직장이든 정규직으로 들어가 생존을 해야한다는 인식이 크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29세 실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만7500명 늘어난 41만명이다. 2000년대 이후 상반기 집계 최고치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기준으로 15~29세 청년층 가운데 계약기간이 끝나면 그만둬야하거나 일시적으로만 일할 수 있는 곳을 첫 직장으로 잡은 사람은 34.8%에 달했다. 청년 취업자 3명 중 1명은 고용이 불안정한 곳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청년들은 고용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짜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소위 'SKY' 출신인 유 모씨(26ㆍ여)도 올해 초부터 계약직 일을 시작했다. 높은 토익 점수와 한국사 자격증 등 고용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고(高)스펙'을 지녔지만 대기업 등 원하는 직장에 취업이 쉽지 않아 대학 졸업 미룬 채 일을 시작했다.


유 씨는 "당장 이 직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인생 플랜을 세워 행동할 수가 없다"며 "불안감 때문에 함께 일하는 계약직 청년들끼리 계약 연장이나 '인턴 난민' 등에 대해 씁쓸하게 얘기하곤 한다"고 말했다. 인턴 난민은 계약 기간이 1~2년가량 되는 계약직 대신 2~6개월 가량 짧게 끝나는 인턴을 연속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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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학 졸업 후 두 번째 인턴을 하고 있다는 남 모씨(26ㆍ여)는 "사실 돈보다는 높은 수준의 정규직을 원하는데 계약직은 경력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남 씨는 "대졸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끝낼 수 있으면서 약소하지만 경력으로 인정되고, 자신이 원하는 업계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인턴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같은 청년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날 '청년 고용 안정 대책'을 발표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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