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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립대 총장 법인카드 사용내역도 정보 공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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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위례시민연대 제기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공개하라" 결정

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사립대학교들이 생산해 낸 문서 목록, 총장ㆍ부총장의 법인카드(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도 정보 공개 대상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해마다 엄청난 정부 재정을 지원받으면서도 '사적 자치'를 내세워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등 사회적 감시망에서 벗어나려는 사립대학교들의 행태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23일 시민단체 위례시민연대에 따르면,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최근 이 단체가 연세대학교ㆍ고려대학교 총장의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위원회는 우선 이 단체가 연세대 총장을 상대로 2014년 1월부터 10월까지 학교 전 부서가 생산한 문서 목록을 공개해달라고 했다가 거부당한 후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청구'에 대해 "원주캠퍼스 및 연세의료원 생산 문서 목록을 제외한 나머니 신촌 본교ㆍ송도 국제캠퍼스 생산 문서 목록을 제공하라"고 결정했다.

이와 관련 연세대 측은 위원회에 정보 공개 거부 사유로 위례시민연대 측이 정보공개를 하면서 어떤 문서를 요구하는 지 특정하지 않았고, 많은 행정력이 필요해 정상적 학교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며, 아무 관련이 없는 개인이 무제한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것은 권리 남용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개인정보 침해ㆍ법인 이익 훼손 등이 우려된다며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정보대상이 피청구인의 소속기관을 포함한 전 부서가 특정 기간 생산한 문서의 목록으로 한정돼 있다"며 정보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연세대 측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또 정보의 양이 너무 많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파 파일의 형태로 공개가 가능해 보인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일축했고, 권리 남용 주장에 대해서도 "정보공개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목적에 특별한 제한이 없고 괴롭힐 목적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수용하지 않았다. 또 문서 제목의 공개 만으로 업무 수행이나 연구ㆍ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만 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위원회는 다만 연세대 원주캠퍼스ㆍ연세의료원의 생산 문서 목록의 경우 연세대 본교 측이 생산ㆍ관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보 공개 청구 거부가 정당하며, 나머니 신촌 본교ㆍ송도국제캠퍼스 생산 문서 목록은 개인 이름ㆍ법인명 등을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위원회는 이와함께 이 단체가 고려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도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단체는 2014년 10월 고대 측에 총장ㆍ부총장의 2013년 업무추진비 집행 총액 및 2014년 예산액과 업무추진비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거부당하자 그해 11월11일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청구를 냈다.

이와 관련 고려대 측은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ㆍ법인 및 개인의 이익 훼손 우려, 이미 업무추진비에 대한 예ㆍ결산 내역이 사립대학 회계정보시스템에 공개돼 있는 점을 들어 정보 공개 거부 결정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총장 부총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관련 정보 중 카드번호ㆍ승인번호ㆍ가맹점명 등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보호대상이 아니므로 고려대 측의 비공개 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해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위례시민연대 관계자는 "많은 사립학교들이 공공성을 가진 교육기관으로서 자신의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함에도 아직도 사적자치 영역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이러한 착각을 바로 잡아주려고 칼을 빼어 들었는데 이제야 소기의 성과가 나왔다. 사립대학들이 민감 정보를 법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사학이 보다 투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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