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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의 실감현장]'메르스 종식' 선언...유혹과 신중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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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기자는 지난 두달여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노이로제에 걸렸다. 매일 자정 이후 발표되는 메르스 신규 확진자 통계를 기다리다 책상 위에서 잠이 들었고, 아침에 눈을 뜨면 신규 환자와 사망자수부터 챙겼다.

메르스 환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던 지난달 초에는 메르스 신규 확진자수가 꿈에서 보이기도 했다. 여름휴가도 자진 연기했다. 기자가 메르스 종식선언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국내 메르스 사태가 종식을 목전에 두고 있다. 마지막 집중관리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이 20일 격리에서 해제됐고, 메르스 치료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국립중앙의료원도 이날 정상진료에 들어갔다.

메르스 종식 선언만 나오면 지난 두 달간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와 작별할 수 있다. 정부도 메르스 종식 선언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마지막 환자의 음성 전환 기준은 '선언적 종식'으로 남겨두되, 이보다 일찍 '사실상 종식'을 선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종식 선언은 서두를 일이 아니다. 아직까지 14명의 메르스 확진자가 치료 중이며, 국회에선 메르스의 국내 확산에 대한 원인 규명이 진행 중이다. 더구나 이날 오전 6시 기준 격리대상자가 22명이나 남아있다. 국내 메르스 환자의 접촉자는 모두 격리에서 풀려났지만, 중동에서 새로 들어오는 메르스 의심환자가 계속 격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례를 살펴봐도 조기 종식선언은 득보다 실이 많다. 중화권 이외의 지역에서 최대 환자수가 발생한 캐나다의 경우 종식 이후에 한 차례 더 사스가 유행했다. 병원에 남아있던 감염자 8명이 재유행의 시발점이었다. 캐나다는 당국의 사스 통제가 어려워보인다는 이유로 WHO의 여행금지국 명단에 오르기까지 했다.

우리나라는 형편없는 초기 대응에도 불구하고 여행금지국이라는 국제적 망신은 피했다. 신종 감염병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우리나라의 독특한 병원문화가 핸디캡으로 인정(?)받은 탓이다. 보건당국은 섣부른 종식으로 더 이상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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