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던 지난달 초에는 메르스 신규 확진자수가 꿈에서 보이기도 했다. 여름휴가도 자진 연기했다. 기자가 메르스 종식선언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메르스 종식 선언만 나오면 지난 두 달간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와 작별할 수 있다. 정부도 메르스 종식 선언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마지막 환자의 음성 전환 기준은 '선언적 종식'으로 남겨두되, 이보다 일찍 '사실상 종식'을 선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종식 선언은 서두를 일이 아니다. 아직까지 14명의 메르스 확진자가 치료 중이며, 국회에선 메르스의 국내 확산에 대한 원인 규명이 진행 중이다. 더구나 이날 오전 6시 기준 격리대상자가 22명이나 남아있다. 국내 메르스 환자의 접촉자는 모두 격리에서 풀려났지만, 중동에서 새로 들어오는 메르스 의심환자가 계속 격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형편없는 초기 대응에도 불구하고 여행금지국이라는 국제적 망신은 피했다. 신종 감염병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우리나라의 독특한 병원문화가 핸디캡으로 인정(?)받은 탓이다. 보건당국은 섣부른 종식으로 더 이상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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