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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멈춰선 한국 히든챔피언…신발속 돌멩이부터 빼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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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중견기업의 날' 앞둔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중견기업 지금보다 10배 키우면
청년실업 문제 자연스럽게 해결
각종 지원책 中企에만 집중


[아시아초대석] 멈춰선 한국 히든챔피언…신발속 돌멩이부터 빼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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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은 독일경제 원동력이 히든챔피언기업에서 나왔다고 단언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 3위권 안에 든 기업, 매출액 4억 유로 이하 기업,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 그가 말하는 히든챔피언이다.

우리 기업분류 기준으로는 중견기업도 히든챔피언 기업에 해당된다. 2005년 기준으로 세계 히든챔피언 기업 평균 매출액은 4800억원, 평균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500대 기업 두 배 수준인 10~12%에 달한다. 알짜기업인 셈이다.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보면 현재 국내 중견기업의 수는 3800여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합해 전체 기업체수로는 0.12%에 불과하다.
반면 중견기업들의 고용인원은 120만명, 총고용의 10%를 차지한다. 또 중견기업의 절반이 수출을 하고 있었으며, 전체 수출 규모는 880억 달러 총수출의 16% 규모다.

이렇듯 중견기업은 이미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로서 창조경제로의 혁신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들의 모임인 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가 법정단체로 출범한 것은 불과 1년에 채 되지 않았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오는 22일 제 1회 중견기업인의 날을 앞두고 마포구 중견기업연합회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신문과의 대담에서 "중견기업을 현재보다 10배 확대하면 현재의 청년실업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를 완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중견기업이 늘고 대기업으로 커 나가도록 지원하면 고질적인 고용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중견련은 설립된 지 20년이 넘은 단체. 하지만 2013년 강 회장이 취임하고 나서야 지난해 비로소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중견기업 특별법이 제정했다. 이어 중견기업을 옥죄는 '신발 속 돌맹이'를 찾아내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중견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과제 54건을 건의해 이 가운데 21건을 개선하기도 했다.

-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가 법정단체로 출범한지 1주년이 된다. 그 동안의 소회는.

▲중견련 회장으로 취임한지 벌써 2년 반이 지났다. 최근 지인들을 만나면 '삭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그동안 기업을 경영하며 느꼈던 애로사항들, 중견기업과 관련된 법률이나 정부 정책, 중견기업의 중요성을 피력하지 못했던 점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입에 단내가 나도록 뛰어다녔다.

사실 지난해는 중견기업계에 뜻 깊은 해였다. 지난해 7월 22일 중견기업특별법 시행으로 중견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육성 근거가 마련됐고 협회도 법정단체로 새롭게 출범했다. 예전보다 업계의 대외 공신력도 강화되고 중견련에 대한 사회적ㆍ정책적 역할 또한 커졌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다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보람있는 일이었다.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정부 지원이 단절돼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꺼려 하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을 보여왔다. 이에 대한 대안은.

▲'9988'이라는 용어가 있다.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일자리의 88%를 중소기업이 만든다는 의미이다. 일각에서는 '9988'을 매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사실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정부가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했음에도 중소기업만 늘어났을 뿐 성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각종 지원정책이 집중되자 중소기업에 계속 머무르는 피터팬 증후군이 만연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피터팬 증후군을 해소하려면 기존 정책의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보호나 지원정책이 아니라 경쟁 촉진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중소기업들이 시장에서 경쟁을 할 때 차별받거나 피해를 입지 않도록 공정경쟁 질서를 철저히 확립하는 보완책은 당연히 마련돼야 한다.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한 점은.

▲중견기업에 대한 인식 변화다. 우리나라 법령 약 4300여개 중 중견기업의 개념이 반영된 법령이 겨우 35여개에 불과하다. 중견기업이라는 개념이 사용된 것도 얼마 안됐기 때문에 아직까지 중견기업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종종 대학 강의를 나가고 있는데 취업을 목전에 두고 있는 대학생들조차도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또는 대기업의 구분을 못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가업승계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 과다한 상속ㆍ증여세책,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 일부 기업의 무책임한 경영형태로 국내 기업의 생명은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짧다. 중견련이 목표로 하는 것은 'Big Company'가 아닌 'Good company'다. 특히 가업승계는 부의 대물림이 아닌 기업의 영속성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기업이 영속함으로써 고용창출과 유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소득원을 제공하고, 국가에는 세금을 납부해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묵묵히 성장해온 중견기업들이 명문장수기업으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우려하는 점들을 해소하고 지향점을 제시할 수 있다.

-앞으로 중견기업과 중견련의 역할은.

▲(양복 안주머니에서 펜을 꺼내보이며) 독일에는 254년 된 문구제작사 '파버카스텔'이라는 기업이 있다. 이 같은 중견 장수기업들이 많아져 국내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견기업의 책무이다. 특히 독일이나 프랑스, 일본, 미국 등에 비해 우리나라 기업의 역사는 매우 짧다. 200년 이상된 기업이 일본은 3000개, 독일은 1500개, 프랑스는 300개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200년 된 기업은 하나도 없고, 100년 넘은 기업도 7개에 불과하다.

한 기업이 대를 이어 지속적으로 성장해 발전하는 것은 경영노하우 등 무형자산의 계승과 고용의 유지 및 창출, 기술의 이전 등 국가 경제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같은 중견 장수기업들이 많아져 국내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견기업의 책무이다. 중견련은 그런 기업들을 하나로 모으고 중견기업들이 한국 경제의 튼튼한 허리가 되도록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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