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심 결론 나도 대법 다시 판단 가능성…다시 주목받는 1심 선거법 판단 논리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은 ‘다섯 번째’ 법원 판결까지 판단이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의 상고심 판단은 법리적인 논리를 앞세워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판단을 미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법원은 ‘사실심’과 ‘법률심’을 엄격하게 구분함으로써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둘러싼 유무죄 판단을 피했다. 이론적으로는 대법원 판단은 무리가 없다.


1심과 2심은 증거를 확인해 사건의 진실여부를 따지고 판단하는 사실심 역할을 한다. 상고심은 원심의 법리해석과 적용이 맞는지 판단하는 ‘법률심’ 역할을 한다.

대법원이 기본에 충실한 판단을 내렸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상고심에서도 사실관계 판단을 하는 사실심 역할을 사실상 해왔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원세훈 선거법 논란, 다섯 번째 판결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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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번에 원세훈 전 원장 혐의를 둘러싼 유무죄 판단을 하지 않았다. 다만 공직선거법 위반의 결정적인 증거가 됐던 ‘425지논파일’과 ‘시큐리티 파일’ 등 텍스트 파일의 증거능력을 부정했다.


서울고법이 판단하게 될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이 증거능력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을 토대로 다시 판단을 내리게 될 전망이다.


이광철 변호사는 “대법원이 시큐리티 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부정함에 따라 증거의 양적범위는 1심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정된 증거들을 토대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할 수 있을지가 파기환송심의 초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가 지난해 9월11일 선고한 1심의 공직선거법 판단 논리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1심 판결은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법원 내부 비판이 나올 정도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과 ‘선거 또는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엄격하게 구분되는 개념”이라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낙선 목적의 선거운동을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파기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단 근거를 인용한다면 원세훈 전 원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원세훈 전 원장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대법원이 보석신청을 기각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법원은 원세훈 전 원장의 보석 신청에 대해 “피고인에 대해 보석을 허가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다”면서 기각했다. 원세훈 전 원장은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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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판단이 나와도 원세훈 선거법 논란이 마무리될 것인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파기환송심이 나온 뒤 당사자가 재상고를 하게 될 경우 선거법 위반 문제에 대한 판단은 대법원이 다섯 번째 재판을 통해 결정할 수도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파기환송심 결과에 불복해 재상고를 하게 되면 대법원이 다시 판단을 내리게 된다”면서 “재상고 여부는 당사자가 결정하는 문제이지만 법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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