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무너지는 일자리시장…30~40대까지 '휘청'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1.금융업계에 몸담아 온 40대 초반 박모 차장은 작년 말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됐지만, 아직까지도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했다. 갑작스런 퇴사에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탓이다. 그는 "경력직 채용시장에서 가장 피하는 직급이 40대 초반 차장급"이라며 "가게라도 내볼까 했지만 아는 게 없으니 퇴직금만 날릴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일자리 시장의 '허리'가 휘청대고 있다. 전체 취업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30∼40대 취업자가 매 분기 감소세다. 최근 10%대를 웃도는 청년실업난에 더해 생산주력계층인 30∼40대까지 고용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대부분이 가족 생계를 이끄는 가장이라는 점에서 향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30대와 40대 취업자는 각각 566만5000명, 669만명으로 1년 전보다 5만6000명, 1만4000명씩 줄었다. 30대 취업자는 2013년3분기 이후 8분기 연속, 40대 취업자는 올 들어 2분기 연속 감소세다.
성별로는 남성취업자가 두드러지게 줄어드는 추세다. 2분기를 기준으로 30대와 40대 남성취업자는 전년 동기대비 3만4000명씩 줄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핵심 허리계층으로 손꼽히는 40대 남성취업자의 감소세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1만2000명, -4만4000명, -3만4000명 등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장 왕성하게 일하는 나이인 40대 남성 취업자가 3분기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뤄진 금융ㆍ보험업계의 구조조정, 임시직ㆍ자영업자 감소가 직접적인 배경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금융ㆍ보험업에서 줄어든 일자리 대부분이 30∼40대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0∼40대 금융ㆍ보험업 취업자는 1분기를 기준으로 각각 1만2000명, 1만7000명 줄었다.
40대의 경우 임시근로자와 자영업자(고용인원 없음) 감소폭도 확대되는 추세다. 그동안 경기불안으로 퇴직한 40대가 곧바로 치킨집 창업 등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 조차 어려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센터 책임연구원은 "30대 남성 취업자 감소가 인구감소에 따른 영향이 큰 반면, 40대 남성은 경제활동 참가율 변화라는 요인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전체 비경제활동인구는 10만4000명 늘었는데, 성별로는 남자가 7만명을 차지했다.
주력생산계층에서 인구감소보다 더 큰 폭으로 취업자가 줄어드는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청년실업 해소와 여성 일자리 창출 등에 주력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생산주력 연령층에 대한 지원은 이뤄지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윤 연구원은 "임금근로자가 자영업자로 전직하기 전 직장생활을 오래할 수 있게 유도하는 한편, 재취업 일자리 확대, 기술과 경영교육 등 재취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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