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대우조선해양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분기에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의 누적 손실을 반영할 경우 유동성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이 최소 2조원에서 최대 3조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유동성 위기 발생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우조선 민영화에도 당분간 차질이 생겼다. 한때 포스코 인수설 나돌았으나,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절대 없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빠른 시일 내에 현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해졌다.


◆2조원대 손실.."의도적 은폐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1년 척당 6000억원에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 4기에서만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건조 기간이 척당 1년가량씩 지연돼 큰 손실을 입은 것. 연말까지 해양플랜트 수기를 추가로 인도해야하지만 해양플랜트의 특성상 원가 자체가 높은데다가 수주대금은 건조의 마지막 단계인 인도 시 50% 이상이 지급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손실 반영은 3분기까지 연속될 수 있다. 일각에서 의도적으로 손실 사실을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3조2495억원의 사상 최악의 영업적자를 내고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 1분기 3625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711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국내 조선업계 실적이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유독 대우조선해양만 선방한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시선이 엇갈렸다.


이를 의식한 정성립 사장도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서 상당히 많은 적자요인들을 발표했는데 과연 대우조선해양은 괜찮나 하는 의문들이 상당히 많다"며 "대우조선해양도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해양 쪽에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었다는 건 실사 과정에서 파악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손실반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해양 플랜트 사업 등은 장기 프로젝트라서 공사 진행 중에도 체인지 오더(Change Orderㆍ공사 추가 및 계약 변경)가 수시로 이뤄진다"면서 "이를 정확히 집계하기 애매해 반영을 미뤘던 것이지 일부러 은폐하기 위해 숨긴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방향…유상증자나 출자전환이 유력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2분기 누적 손실을 한꺼번에 털어낼 경우 유동성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구조 개선방향에 대해 일부에서는 '워크아웃설'까지 나온 상황이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31.5%를 보유한 산업은행은 "자율협약 또는 워크아웃 추진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일반적으로 채권은행이 부실 조선업체의 구조조정방식에 있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워크아웃 혹은 법정관리 시 선수금환급보증(RG)을 선 금융기관이 환급보증을 이행해야하는데 이 경우 금융기관의 피해가 막대해져 경제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또한 신규수주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갱생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STX조선해양이나 성동조선, SPP조선이 모두 자율협약 상태에서 구조조정작업을 진행했다.


산은 측은 "정확한 경영실태 파악을 위해 즉시 실사에 착수할 것이며 향후의 경영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혀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이 아닌, 증자나 출자전환 방식의 재무구조 개선에 무게가 쏠린다.


◆포스코 "대우조선 인수 안 해"
한편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포스코가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가상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이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포스코가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영훈 포스코 부사장은 전날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IR에서 "워크아웃 얘기가 도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포스코가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권오준 회장도 직접 참석해 경영 쇄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포스코는 현재 48개인 계열사를 2017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비핵심 해외사업 역시 30%가량 구조조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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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부실 계열사 정리에도 바쁜 포스코가 또다른 부실 조선사를 인수할 가능성은 제로"라며 "민영화하기까지는 아직 더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위기일뿐, 이번 부실건만 빠른 시일 내에 털어내면 지난해부터 수주한 물량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재기하는 데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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