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의 웨딩 급속확산…신랑·신부가 직접 진행, 대전은 1년새 두배 늘어 올 예식의 절반 차지

[아시아경제 정일웅 기자]결혼문화가 크게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례없는 결혼식이다. 엄숙하면서도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던 결혼식은 유쾌해지고 가벼워지며 축제의 하나로 인식돼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결혼이라는 의미를 곱씹는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예식업계 등에 따르면 이같은 결혼 문화의 변화는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발견된다. 예를 들어 올 상반기 대전ㆍ충남에서 치러진 결혼식 중 대전 40~50%, 충남 10~20%가 '주례 없는' 예식으로 진행됐다. 대전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20~30%)보다 주례 없는 결혼식 비율이 최대 두배 이상 높아졌다.

주례 없는 결혼은 사회자가 기본진행을 맡되 예식항목에 따라 신랑ㆍ신부가 직접 나서 손님들에게 사진이나 영상으로 자신들의 연애과정을 소개하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경험 많은 분들의 조언에만 의존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이 구상하는 결혼생활의 구상과 생활 속에서 실천할 각오 등을 여러 하객 앞에서 당당하게 털어놓는 것이다.

주례사를 대신해 두 집안의 부모는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손님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신랑ㆍ신부에게 격려와 조언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성장과정을 사진과 영상 등을 곁들여가며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설명하고 앞으로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어떤 점을 유념해줬으면 좋겠다는 조언도 해준다.


대전지역의 한 예식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차츰 늘기 시작한 주례 없는 결혼식 비중이 최근엔 전체의 절반쯤 차지한다"며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돼 멀리 볼 때 주례 없는 결혼식이 일반화 될 것으로 본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주례 없는 결혼식은 당사자와 가족들이 이끌어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과거엔 주례자와 사회자, 손님들을 따로 고용해 관습적 결혼식의 기본 틀을 지키려 했다면 이제는 그런 형식에 지배받지 않으려는 세대들이 결혼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도 가장 흔한 주례를 모시는 결혼식을 원하는 경우에 대비, 예식장들은 지역에서 퇴직한 교육계 인사 등을 고정으로 채용해 한 건당 10만~15만원의 수당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식장 상담(이용가격정보) 책자엔 이들을 고용했을 때 줘야하는 수당이 별도로 적혀 있기도 하다.


새로운 결혼식은 조용하고 차분한 발라드풍의 축가를 대신해 빠르고 경쾌한 리듬의 음악이 분위기를 띄운다.


지난달 결혼식장에서 트로트가요를 축가로 불렀던 유모(34)씨는 "예전의 결혼식에선 사회자가 신랑ㆍ신부에게 짓궂은 벌칙을 내리면서 분위기를 띄웠던 것으로 안다"며 "요즘은 빤한 장난질보다 모두가 진심으로 웃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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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서울서 주례 없는 결혼식을 치른 주모(35)씨는 "저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결혼은 당사자와 가족들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며 "더러 돈으로 주례와 사회자를 데리고 와 기존의 틀에 맞춰 결혼식을 올리기도 하지만 보여주기 식의 결혼식보다 당사자와 가족, 하객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축하받으며 어울릴 수 있는 문화가 더 의미 있다"고 밝혔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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