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당국 개혁 효과…현장 목소리 들어보니
자산운용사 10곳 설문
펀드 稅혜택·연금제 개편 실효성 'GOOD'
인덱스 펀드 투자 한도 확대·가격제한폭 확대도 긍정적 평가
해외 주식형 비과세 개인별 투자 한도는 부정적
인가 정책 유연성·사모펀드 육성 요구 목소리도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해외 주식형 펀드 비과세 추진 등 펀드 관련 각종 세제 혜택 정책은 최근 국내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펀드시장으로 자금이 모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A 자산운용사 펀드 매니저)
"연금 제도 개혁이 중장기적 측면에서 국내 증시 수요 기반을 확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401K 정책 활성화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생각하면 됩니다."(B자산운용사 CIO)
올해 금융 당국이 내놓은 각종 정책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펀드 매니저 등 실무진이 꼽은 실효성 뛰어난 정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15일 아시아경제가 자산운용사 10곳에 물은 결과 펀드 세제 혜택과 퇴직연금을 비롯한 연금 제도 개혁, 인덱스 펀드 단일 종목 투자 한도 확대, 사모펀드 운용자 규제 완화, 가격제한폭 확대 조치 등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해외 주식형 펀드 비과세 등 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세제 혜택은 업계의 오랜 요구 사항을 모처럼 정부가 수용했다는 분위기다. 다만 1인당 3000만원이라는 개인별 투자 한도를 둔 데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A자산운용사 펀드 매니저는 "3000만원이 작다는 의견이 있지만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 비중이 8대2도 안 되는 상황에서 해외 펀드 3000만원은 금융자산이 1억원 넘는 중산층 이상까지 혜택이 가능한 금액"이라며 "또한 환차익도 비과세여서 과거 해외 펀드 매매 및 평가차익과 환율에서 2중으로 손실 보는 구조도 막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펀드 투자 원금에 손실 발생 시 과세되지 않도록 매매·평가차익을 펀드 환매 시점까지 과세를 이연하도록 세제 개편을 추진한다는 내용에 대해선 C자산운용사 CIO는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더라도 직접투자할 때와 간접투자할 때 세제가 다른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는 국내 펀드 뿐 아니라 해외 펀드에 대한 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 매니저는 "금융종합과세 대상자에게 큰 메리트가 될 것"이라며 "금융소득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에는 환매하지 않고 다른 해에 환매함으로써 고세율 구간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세제 혜택에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내용이 포함됐으면 한다"며 "국내 주식 ETF만 비과세 적용 중인데 국내외 상장 여부를 떠나 연간 발생한 손익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금제 개편에 거는 기대도 많았다. E자산운용사 CIO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원리금 비보장자산 총 투자 한도를 40%에서 70%로 확대한 것은 장기적인 주식 수요 개선 요인"이라며 "과거 미국의 401K 활성화로 소득공제와 투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누리면서 연금을 개인 퇴직계좌에 적립하고 은퇴 후에는 낮은 소득세율 하에 인출 가능하게 함에 따라 개인 노후 대비 수단이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증시가 1980년대 이후 지속적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도 됐다는 평이다.
인덱스 펀드 단일 종목 투자 한도가 10%에서 30%로 확대된 것과 관련해 F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스피200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의 경우 투자 한도 제한에 묶여 지수를 추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조치로 직접 매수를 통해 지수를 추적할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인 펀드 운용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전반적인 당국의 인가 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자산운용사 CIO는 "부진한 운용사에 대해 시장 퇴출을 유도하고 실력 있는 운용사나 자문사의 공모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 인가 정책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하다"며 "운용이나 자산 규모에서 진입장벽을 낮춰 개인의 창의성이 적극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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