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고객 신뢰 없이는 (업계가) 일어서기는 커녕 눕지도 못한다. 신뢰 제고를 위해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한다."
'검투사'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 다시 한번 업계를 향해 쓴소리를 뱉었다. 황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자율결의 대회'에서 고객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금융투자인 500여명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업계 자발적으로 불건전한 영업 관행에 대한 쇄신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당국 주문이 아니라 업계가 주도적으로 나서 이 같은 행사를 기획한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황 회장 역시 "과거였다면 금융당국의 지시로 결의대회를 열었겠지만 이번에는 회원사 사장들과 상의해 자율적으로 열기로 했다"며 "최근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고객 보호를 천명하고 있고 이 추세가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증권사 대표 시절을 설명하면서 업계인들의 변화를 당부했다.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자산이 고객에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인식을 잘 못하는 것과 중견 영업직원들이 실적에 시달려 본인은 물론 주변에도 피해를 주는 사례를 많이 봤다"며 "고객의 눈물로 밥을 지어먹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이후에도 고객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겼는지에 대해서는 부족하다 느끼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투자업계 생존을 위해서는 규제 개혁만큼이나 업계 스스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과 금융개혁의 목표를 공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줄탁동시(어미 닭과 알 속의 병아리가 동시에 껍질을 쪼아 부화)처럼 당국이 규제개혁의 의지를 다질 때 업계 스스로도 건전한 영업관행을 정착시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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