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명가로 꼽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이 펀드매니저가 운동화를 신는 이유'라는 광고 카피를 선보였다. 올해 들어 1224억원의 돈이 몰린 가치주 펀드, 한국투자 롱텀밸류를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광고 문구다.
이 펀드의 운용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출신의 가치 투자 전문 매니저인 엄덕기 팀장이 맡고 있다. 잦은 매매보다는 철저한 리서치와 분석을 통해 편입 종목을 결정하는 한국운용의 주식 운용 프로세스에 엄 팀장이 합류하면서 가치주 전문 매니저의 역량이 더해진 셈이다.
채권매니저를 했던 엄 팀장의 경험은 운용 스타일에도 녹아 있다. 그는 "채권의 매력은 안정적 이익의 확정성과 반복성"이라며 "여기에 주식의 매력인 초과 수익을 더한 종목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채권 같은 주식은 추구하지 않는다"며 "시중 금리 이상의 수익을 꾸준히 얻을 수 있는 차별적인 종목을 발굴하고자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엄 팀장은 실제 정장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는 펀드매니저로도 유명하다. 전국의 기업을 찾아다니면서 기업탐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편한 신발을 신을 수밖에 없는 것.
이 펀드는 80개 이상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특정 종목에 쏠리지 않으면서 커버 가능한 수준에서 많은 종목을 균등한 비율로 보유하는 것이 그의 운용 특징이다. 엄 팀장은 "최근 가치주 장세가 이어지면서 기존의 가치주 종목이 비싸져 만만한 종목을 찾기 힘들어졌다"며 "특정 섹터나 산업에 편향되지 않고 유망 종목 발굴에 더욱 집중한다"고 했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6개월 15.03%, 1년 17.21%, 3년 39.01%로 같은 기간 코스피 성과 7.09%, 1.66%, 9.51%를 모두 상회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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