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예비군 대장, 업무과중 자살 공무상 재해"
예비군 동대장, 지역대장 진급한 뒤 스트레스 호소…"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 악화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예비군 동대장이 지역대장 진급 후 과중한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로 자살했다면 공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이인복)는 예비군 지역대장이었던 A씨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부지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에 환송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여년간 현역 군인으로 복무했던 인물이다. 그는 2000년 예비군 동대장으로 임용돼 근무하다 2010년 1월 상위조직인 지역대의 지역대장으로 임용됐다.
예비군 지역대장의 관리대상 인원은 과거에 비해 수십 배 증가했고, 업무영역과 부하직원 숫자도 훨씬 증가했다.
A씨는 과중한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와 수면장애를 겪었다. A씨는 지역대 창설준비 과정에서 과거 앓았던 우울 증세가 재발돼 다시 치료를 받았다. A씨는 2010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 유족은 “업무량 급증과 새로운 업무환경에 따른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 발병했다”면서 공무상 재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공무상 재해라는 유족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단이 달랐다. 대법원은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고통으로 인해 우울증세가 악화돼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에 처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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