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업계, 메르스 환자 동선 파악 '불침번'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6월5일 오후 5시 제주도 A 렌터카, 오후 6시 호텔 앞 B 음식점. 6일 오후 제주시 C 횟집. 7일 오전 서귀포시 D 파크, 오후 3시 E 승마장.'
제주 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숨기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격리돼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 탈출하겠다며 난동을 피운 141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확진환자의 동선이다. 자신의 행적을 숨겼던 141번 환자의 복잡한 제주도 동선을 보건당국은 어떻게 알아냈을까.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은 신용카드다.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좇아 미로 같던 141번 환자 행적의 퍼즐이 풀린 것이다.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환자들의 동선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신용카드가 메르스 사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카드사에 협조를 요청해 14일부터 여신금융협회와 8개 카드사 직원들이 세종시로 출근하고 있다. 각 사 별로 파견된 1인은 메르스 확진자나 의심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각 카드사에 통보하고 거래 내역 등을 취합해 보건복지부에 전달하는 일을 한다. 복지부는 카드 내역을 바탕으로 확진자나 의심자의 이동경로와 접촉자까지 파악하고 있다. 카드사 직원들의 세종시 파견은 메르스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될 전망이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은 개인정보이지만 열람이 가능한 까닭은 공공의 이익 때문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 등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 계획의 수립 등에 따라 시행 계획의 수립과 시행에 필요한 자료의 제공 등을 관계 행정기관 또는 단체에 요청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 취합되는 내용은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등 신상정보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 사용했는지에 관한 단순한 정보다. 그 정보로 보건 당국은 확진자나 의심자의 동선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카드사 직원들이 세종시로 파견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아닌 곳에서 의뢰가 오는 일이 드문데다 메르스 사태가 매우 위중한 상황이어서 카드사들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당국에 협조하는 내용도 민감한 개인정보는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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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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