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펀드설정액 76조…작년말보다 1.3% 늘어

은행 빈 곳간 '펀드로 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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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시중 은행들이 펀드 판매에 열을 올리며 비이자 수익 확보에 나섰다.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그리며 펀드 판매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방카슈랑스 등 펀드 외 비이자 부문 판매도 증가 추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은행권 펀드 설정 규모는 76조7978억원으로 지난해 말(75조7592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국민은행이 15조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13조6761억원, 우리은행 12조원, NH농협은행 8조1164억원 순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시중은행의 예적금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84조원까지 불어나며 상승세를 보였던 은행권 정기예금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578조원까지 떨어진 후 지난 3월 569조원으로 넉달 동안 15조원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정기 적금은 38조4118억원에서 37조2071억원으로 1조원 넘게 줄었다.


소비자가 예적금을 외면하는 건 기준금리가 연거푸 인하되며 예적금 금리로는 재미를 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에는 0%대 금리의 정기 예적금이 역대 처음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씨티은행 프리스타일 정기예금 상품의 3개월 만기 정기예금금리가 기존 연 1.1%에서 0.9%로 떨어졌다. 라이프플랜적금 등 주요 6개월 만기 정기적금 상품 금리도 1.1%에서 0.8%로 낮아졌다. 이제는 은행에 자금을 맡겨서는 돈을 불릴 수 없다는 얘기다.

은행의 비이자 부문에서도 특히 펀드로 관심이 쏠리는 건 올 들어 임종룡호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코스닥 시장의 상하한가 제한 폭을 넓혀주는 등 증시를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는 올초 이후 7%가량, 코스닥은 30% 넘게 급등세를 보였다.


증시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은행에 넣어뒀던 돈을 찾아 펀드 같은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으로 넣고 있다. 특히 펀드는 채권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른 투자상품보다 이해하기가 쉬어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다.


은행들 중 펀드 증가세가 눈에 띄는 곳은 농협은행이다. 지난달 말 기준 농협의 펀드 수탁고는 8조 942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341억원(13.1%) 늘었다. 절대금액으로는 우리은행이 수탁고가 8075억원 증가하며 선두를 나타냈다. 농협은행은 펀드판매 수수료 1억원 이상을 기록한 이들을 '펀드명인'으로 호칭하며 판매를 독려하고 있는데 연내 펀드명인이 10명 이상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농협의 펀드명인은 2명이었다. 농협은행 측은 "오는 9월 김주하 행장과 펀드명인들 간의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등 펀드 판매를 돕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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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외에도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인 방카슈랑스의 판매 실적도 증가 추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대비 4월 말 방카 수수료가 269억원에서 303억원으로 12.6% 증가했다. 2위는 농협으로 303억원에서 337억원으로 11.2%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은행권 영업이익에서 비이자이익 비중은 크게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의 이자이익은 8조3000억원에 불과해 전년 동기(8조5000억원) 대비 3%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5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무려 251% 증가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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