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 강화 시동 못 걸어…국회법 개정안·메르스 사태
-각 당 특위 구성 검토만 하고 있는 상황
-정부와 여당 껄끄러운 과제, 연말까지 빡빡한 과제도 많아
-향후 논의 잘 가동될 지 우려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올해 상반기 정치권의 최대 화두였던 '연금'이 실종 상태다.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 후 곧바로 국민연금·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강화 논의에 나서기로 합의했지만 국회법 개정안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사태에 덮혀 거론 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공적연금 강화 논의가 껄끄러운 정부·여당과 빡빡한 연말 의사 일정, 총선 체제로 전환할 정치권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개혁이 슬그머니 흐지부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야는 지난달 29일 공무원연금 개혁을 처리하면서 공적연금 강화에 합의했다. 공무원 노조와 야당의 요구에 선(先)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후(後) 공적연금 강화 논의로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여야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등 공적연금의 적정성 및 타당성을 검증해 오는 11월 처리하기로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마찬가지로 국회에 사회적 기구와 특위를 설치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6월 중순이 되도록 공적연금 논의는 실종 상태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문구로 시끄러웠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낯선 상황이다. 공적연금 논의는 현재 특위 구성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진두지휘했던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기자에게 "특위 인선 일부만 완료됐다"며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 관계자는 "여야가 당 내에서 특위에 들어갈 의원들 명단만 고려하고 있는 단계다"며 "그 외에 아직 계획이 잡힌 게 없다"고 밝혔다.

공적연금 논의의 실종은 국회법 개정안 논란이 컸다. 함께 통과된 국회법 개정안이 청와대와 위헌 논란이 일어나면서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라 연금에 신경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는 연금 정국을 더 얼어붙게 했다. 여야는 현재 확산되는 메르스 진압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메르스는 연금을 함께 논의해야할 보건복지부 소관이다. 복지부는 현재 연금까지 논의할 여력이 없다.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적연금 강화 논의가 들어가려면 복지부와 상의를 해야 하는데, 그 쪽은 지금 메르스로 인해 패닉 상태다"고 토로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보다 추진 동력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경우 박근혜정부의 최대 개혁 과제였기 때문에 여당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반면 공적연금 강화는 정부와 여당이 껄그러운 부분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문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가 명시되는 것을 두고 청와대는 월권 논란에 강한 반발을 하기도 했었다.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 처럼 강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공적연금 특위 구성도 공무원연금 개혁을 지휘했던 핵심 의원들이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 여당 간사를 맡았던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공적연금 강화 특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공적연금 강화 특위에 의원이 참여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 또한 특위 참여 여부에 대해 "(확정은 아니지만) 안 들어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연장선인 공적연금 강화에 진행해왔던 의원들이 빠지면서 논의가 제대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공적연금 강화 논의는 사실상 제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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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연금 강화를 밀어붙인 야당도 연말까지 신경써야할 과제가 많다. 국회는 당장 8월 말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될 수 있으며, 세법 개정안·예산안 논의·정기국회 까지 연말 의사 일정이 빡빡하다. 그 사이에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된다면 한바탕 예산 전쟁도 치뤄야 한다. 내년 총선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과정에서 연금 개혁이 야당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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