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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바람]아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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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경제신문이 생존하려면
인쇄매체 이용시간, 모바일 4분의 1 불과
유연성·창의성·응용력 등이 핵심경쟁력
디지털시대는 저널리즘 발전의 기회


[新바람]아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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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진화론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영국 철학자 허버트 스펜서의 적자생존(適者生存, survival of the fittest)이란 명제는 미디어 생태계에도 적용된다. 미디어가 급변하는 환경의 객체인 동시에 주체인 점을 감안하면, 변화에 잘 적응하는 미디어만 살아남을 수 있다. 나아가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끄는 미디어만이 지속 가능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후 미디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 콘텐츠 생산력은 기본이다. 어떤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유연성이나 정보통신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응용력도 갖춰야 한다.

여기에 독자적인 시장창출 능력과 창의성까지. 미디어업계가 생존할 수 있는 조건으로 이렇게 다섯 가지를 핵심경쟁력으로 꼽을 수 있다. 이 기준에 맞춰 10년이 지나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제신문을 예측해 보면 어떻게 될까.

A 경제신문은 현재 시점에서 규모나 매출ㆍ수익은 선두권이다. 그러나 이 신문은 조직유연성이나 창의성에선 떨어진다. 미디어의 경쟁력이란 측면에서 지배구조도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과거 10년간 이 신문이 성장하는 데 디딤돌이 된 상의하달형 의사결정이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미래엔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창의력을 좀먹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
B 경제지 역시 규모나 수익성에서 손에 꼽히는 신문이다. 미디어 포트폴리오도 잘 갖춰져 있다. 계열 케이블채널을 비롯해 월간지, 출판사업분야 등이 각 분야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조직이 큰 만큼 관료화돼 있으며 이로 인해 유연성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C 경제신문은 국내 경제신문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다. 취재역량이나 신문제작능력은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불어닥친 디지털 물결을 내재화하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가오는 미래가 더 힘들 수 있단 얘기다.

D 경제신문은 앞서 언급한 경제지에 비해 역사가 짧고 규모도 작다. 그러나 젊은 조직이 강점이다. 기사를 쓰고 신문을 만드는 기자 집단군의 평균 연령은 36세에 불과하다. 경제신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그렇지만 바로 이런 약점이 변화에 민감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어떤 변화에도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디지털 뉴스를 아우르는 통합뉴스룸을 일찌감치 운영하는 등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직유연성도 강점이다. 신규자금을 유입할 수 있는 재무구조를 갖췄다는 점도 중요한 경쟁력이다.

컨설팅업체 퓨처익스플로레이션네트워크는 한국에서 2026년이면 종이신문(newspaper)이 사라질 것(extinction)으로 내다봤다. 미국이나 영국, 아이슬란드 같은 곳에서는 5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정도나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이는 언론산업 종사자는 물론 불특정 다수의 뉴스 수용자가 공유하고 있는 인식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뉴스의 생산, 유통, 소비 구조가 뒤바뀌었다. 뉴스를 제공하는 조직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는 현재는 물론 가까운 미래에도 지속될 법한 물음이다. 웹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혹은 디지털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이 부상한 게 2000년대 중반이었는데 불과 10년도 안 되는 사이에 모바일, 이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뉴스의 큰 축으로 떠올랐다. 누구나 기사를 쓸 수 있게 됐으며(심지어 멋들어진 시각물을 겸비한) 국내 뉴스유통의 종착역으로 여겨지던 포털사업자마저 다양한 플랫폼이 부상하면서 고민이 커졌다.

뉴스를 접하는 통로가 다양해지면서 뉴스 이용형태도 과거와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시스코IBSG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올해 72억명에서 10년 후 2025년이면 81억명으로 늘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으로 연결되는 기기는 같은 기간 250억개에서 1조개로 140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뉴스채널이 복잡ㆍ다양해지는 동시에 실시간, 개인맞춤형 뉴스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신문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시간이 지난해 기준 2시간이 넘었다. TV(81분)나 데스크톱(70분), 라디오(44분), 인쇄매체(33분)를 훨씬 웃돈다. 종이신문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최근 매체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 경제신문의 성과는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이상기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경영실적을 공시하는 국내 주요 신문사 34곳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역종합일간지와 경제지를 제외하곤 모든 매체가 전년 대비 매출이 줄었다. 지난 3년간 당기순익을 내면서 수익성이 올라간 곳은 경제지가 유일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밝은 상황은 아니다.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수익이 줄거나 적자를 기록하는 곳도 있다. 최근 3년간 지표만 보면 아시아경제를 포함한 5개 경제지가 '초록불'인 반면 나머지는 '노란불'이나 '빨간불'로 비유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뉴스를 소비하는 경로가 늘어난 만큼 백화점 같은 형태의 종합신문은 설 자리가 없어질 전망"이라며 "경제지와 같이 독자에게 팔릴 만한 정보를 제공하든지, 지역종합일간지가 지역성에 집중하는 것처럼 개별 신문사만의 킬러 콘텐츠나 전문영역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 열린 제67차 세계신문협회 총회에서 발표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신문산업의 매출은 1790억달러로 집계됐다. 종이신문이나 디지털 방식의 구독매출이 920억달러, 광고로 인한 매출이 870억달러로 지난 100년간 신문산업에서 광고매출 비중이 더 적은 건 지난해가 처음이라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랠리 킬먼 세계신문협회 사무총장은 "독자가 신문사의 가장 큰 수입원이 됐다고 볼 수 있다"며 "종이신문을 발행하는 데서 다양한 플랫폼에서 뉴스를 공급하는 사업모델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올해 초 '뉴스의 미래(Future of news)'라는 보고서를 냈다. 지금까지의 기술발달을 짚으면서도 '사람'과 '이야기'라는 뉴스가 지향했던 가치는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BBC는 내다봤다. 옥스포드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지난해 말 펴낸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원칙' 역시 정확성과 독립성, 불편부당성이라는 언론 본연의 가치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더욱 극적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보고서를 쓴 켈리 리오르단은 "디지털 시대 언론사는 업그레이드된 저널리즘 원칙을 갖고 디지털 수용자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개방적이고 양질의 저널리즘이 번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디지털시대가 저널리즘의 규범적 기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많은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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