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우리가 아는 예수는 없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이 독잔을 거둬줘요. 다가오는 죽음이 난 너무 두려워져요. (중략) 무얼 위해 싸워왔나. 누굴 위해 죽는 건가. 이 고통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되나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 속에 우리가 아는 예수는 없다. 조건 없는 사랑과 희생을 감내하기보다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신에게 '왜 하필 나인가'라고 묻는 지극히 인간적인 예수만 있을 뿐이다. '수퍼스타'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을 작곡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67)와 '아이다' '라이온킹'을 만든 작가 팀 라이스(81)의 합작품으로 예수의 마지막 7일을 새롭고 도발적으로 해석했다. 그들은 1971년 '수퍼스타'를 무대에 올리며 이렇듯 우리의 상식 속 예수를 뒤엎었다. 그 당시 이러한 발상은 한마디로 '파격'이었다.
예수를 팔아 넘긴 '배신의 아이콘' 가롯 유다는 색다른 시각에서 조명된다. "어찌 이럴 수 있나. 저 비싼 향유를. 굶주린 수백 명 목숨을 구할 텐데. 불쌍한 저들을, 죽어갈 저들을 어찌 외면하나." '수퍼스타' 속 유다는 현실적인 민족주의자로서 값비싼 향유를 발에 붓는 예수를 비난한다. 관객들이 유다의 배신을 이해하게 되는 지점이다.
기존 성경의 가치관을 뒤흔드는 색다른 해석과 반항의 상징인 록 음악의 사용은 이내 젊은 층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는 '수퍼스타'가 전 세계 42개 도시에서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새롭게 해석되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초연 당시에는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항의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오는 12일 한국에서 재개막한다. 2013년 공연 이후 2년 만이다. 예수 역은 마이클리(42)와 박은태(32)가, 유다 역은 한지상(33)과 윤형렬(32), 최재림(30)이 맡았다. 연출가 이지나(51)는 9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수퍼스타'는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마니아적인 작품인데 재공연하게 돼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는 "솔직히 많은 각색을 넣었다. 오리지널보다 각색이 센 작품이다"라며 원작과 다른 대사들이 번역의 오류가 아닌 자신의 각색임을 확실히 밝혔다.
색깔 강한 각색이 나오게 된 데는 이 연출이 읽은 책 두 권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무신론자이지만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과 엔도 슈사쿠의 '그리스도의 탄생'을 통해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예수가 인류 역사상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수퍼스타가 된 이유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연출가는 '수퍼스타' 최고의 매력으로 '음악'을 꼽았다. 싱어송라이터 정재일이 편곡을 맡은 음악들은 '록 오페라'의 성격을 띤다. 예수의 '겟세마네'는 뮤지컬 넘버 중 난도가 최고로 꼽히는 곡이다. 폭발적인 성량과 자유자재로 치솟는 고음뿐 아니라 오페라에서 록으로의 급작스러운 창법 변화도 요구한다. 이 외에도 '마음속의 천국' '수퍼스타' 등은 배우들에게 '무서운' 실력을 요구하는 수준 높은 곡들이다. 연출가는 "'수퍼스타'는 스타 캐스팅이 문제가 아니라 가창력이 되고 안 되고가 첫 조건이 될 정도로 노래가 어렵다"고 했다. 12일부터 9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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